양평원 심의 국내 광고 457편 중 36편이 '성차별'…전문가 "젠더 감수성 제고 노력 시급" / 정인혜 기자
#1. 뒤따라오던 차와 추돌 사고가 발생, 앞차의 남성은 화를 내며 차 안에서 내린다. 남성은 앞뒤로 차를 살펴본 뒤 뒤차 운전석 창문까지 내려치며 항의한다. 이때 차에 타 있던 가해자가 창문을 내린다. 운전석에 있던 사람은 미모의 여성. 여성이 두 손을 모으고 남성을 응시하자, 그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여성을 배웅하기까지 한다. 이때 등장하는 나레이션. “샤방샤방한 미모에 얼이 나갔네요.”
#2. 평범한 가정집. 남성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여보’를 찾는다.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한 그는 이내 소파에 누워 잠을 청한다. 이어 “자기 왔어?”라는 말이 들리고, 손에 한가득 장을 봐온 아내가 집에 들어온다. “배고프지”라는 말을 건넨 그는 곧바로 주방에 들어가 식사를 준비한다.
#3. 혼자 있는 여성 운전자의 차량 위에서 갑자기 한 남성이 등장한다. 두려움을 느낀 여성은 차 문을 열고 달아나지만, 남성은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자신이 준비한 말을 외친다.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는 성차별적 광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거나,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식이다. 범죄를 희화화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젠더감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약칭 양평원)은 25일 국내 광고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링은 TV, 인터넷, 극장, 바이럴을 통해 방영된 국내 광고 457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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