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01 16:59 (금)
‘성추행 폭로’ 양예원, 재판 피해자 출석...“버티고 버텼다” 눈물
상태바
‘성추행 폭로’ 양예원, 재판 피해자 출석...“버티고 버텼다” 눈물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9.05 2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률 대리인, 재판 절차 공개 신청..."피해자 오독 가능성 있어 사건 함께 지켜봐야" / 신예진 기자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사진 유출을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이 사건 첫 재판에 피해자로 출석했다. 양 씨는 이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양 씨를 향한 2차 가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5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양 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45) 씨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제1회 공판기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씨는 이날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 방청석에 앉았다. 양 씨 측은 이날 법정에서 피해자 증인신문 등 재판 절차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판사는 재판 공개 여부를 다음 기일인 10월 10일까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양 씨의 법률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복수의 취재진에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얼마나 얘기할 수 있고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실험단계 같은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오독될 수 있는 상황이고 용기 내서 공개한 사건이므로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후 양 씨는 “잘 이겨내려고 버티고 또 버텼다”며 그간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했다. 양 씨는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며 “'괜히 말했나, 괜히 문제를 제기했나' 하는 후회도 했지만, 힘들다고 여기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고, 저 사람들(피고인) 처벌도 안 받고 끝나는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발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 씨의 사건은 지난 5월 시작됐다. 유튜버로 활동했던 양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다 스튜디오 실장 A 씨의 협박에 못 이겨 강제로 노출 사진을 찍었다는 것. 양 씨는 당시 “20명의 아저씨들이 절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며 한 명씩 포즈를 요청했다”며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제 가슴과 제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양 씨의 고백은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고, 네티즌의 동조와 격려 속에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스튜디오 실장 정모 씨를 비롯한 피해자 7명이 그 대상이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경찰에 제출하지 않은 본인의 휴대폰을 복원해 양 씨가 먼저 사진 촬영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일부 카카오톡 메세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 씨가 성추행을 겪었다면 촬영을 요구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정 실장이 성추행을 부인하자,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타났다. 또, 정 실장이 과거에 저질렀던 같은 유형의 범죄 전력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정 실장은 촬영 스튜디오에서 여성 모델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지난 2017년, 2008년 두 차례 검찰에 넘겨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6차 경찰 조사를 앞두고 북한강에 투신했다.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도 남겼다.
유튜버 양예원 씨가 지난 5월 17일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 양예원 유튜브).
양 씨가 이날 모습을 드러내자 네티즌들은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정 실장의 죽음과 공개된 카카오톡을 언급하며 양 씨를 무고죄로 고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성추행 여부를 떠나 사진이 유포된 양 씨가 안타깝다는 의견, 양 씨에 대한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뒤따랐다. 양 씨를 비난하는 한 네티즌은 “돈 벌 때는 좋다고 찍다가 이제 와서 피해자인 척하는 것 같다”며 “양예원의 폭로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무고죄로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는 눈물 흘리는 여자가 천하무적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양 씨에 대한 이같은 비난은 2차 가해라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대체 누가 무고하고 누가 불쌍한지 모르겠다”며 “양예원이 입은 피해 뿐 아니라 8명이 더 피해를 입었는데 같은 성범죄 전력이 있는 죽은 이만 옹호하는 현실이 환멸난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는 사람들의 속을 모르겠다”며 “이는 양예원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변호사는 역시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일이나 선택은 유감이지만 그런 것에 대한 비난이 고스란히 피해자 어깨에 쏟아지고 있다“며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 잘못이라는 비난이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최모 씨는 양 씨의 노출 사진을 배포한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검찰이 제기한 양 씨와 다른 모델 1명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최 씨는 지난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양 씨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을 촬영하고 2017년 6월께 사진 115장을 지인에게 제공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동의 촬영물 유포)로 기소됐다. 그는 또 지난 2016년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13회에 걸쳐 모델들이 반포에 동의하지 않는 노출 사진들을 반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