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대리인, 재판 절차 공개 신청..."피해자 오독 가능성 있어 사건 함께 지켜봐야" / 신예진 기자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사진 유출을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이 사건 첫 재판에 피해자로 출석했다. 양 씨는 이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양 씨를 향한 2차 가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5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양 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45) 씨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제1회 공판기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씨는 이날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 방청석에 앉았다.
양 씨 측은 이날 법정에서 피해자 증인신문 등 재판 절차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판사는 재판 공개 여부를 다음 기일인 10월 10일까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양 씨의 법률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복수의 취재진에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얼마나 얘기할 수 있고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실험단계 같은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오독될 수 있는 상황이고 용기 내서 공개한 사건이므로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후 양 씨는 “잘 이겨내려고 버티고 또 버텼다”며 그간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했다. 양 씨는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며 “'괜히 말했나, 괜히 문제를 제기했나' 하는 후회도 했지만, 힘들다고 여기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고, 저 사람들(피고인) 처벌도 안 받고 끝나는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발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 씨의 사건은 지난 5월 시작됐다. 유튜버로 활동했던 양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다 스튜디오 실장 A 씨의 협박에 못 이겨 강제로 노출 사진을 찍었다는 것. 양 씨는 당시 “20명의 아저씨들이 절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며 한 명씩 포즈를 요청했다”며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제 가슴과 제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양 씨의 고백은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고, 네티즌의 동조와 격려 속에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스튜디오 실장 정모 씨를 비롯한 피해자 7명이 그 대상이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경찰에 제출하지 않은 본인의 휴대폰을 복원해 양 씨가 먼저 사진 촬영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일부 카카오톡 메세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 씨가 성추행을 겪었다면 촬영을 요구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정 실장이 성추행을 부인하자,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타났다. 또, 정 실장이 과거에 저질렀던 같은 유형의 범죄 전력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정 실장은 촬영 스튜디오에서 여성 모델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지난 2017년, 2008년 두 차례 검찰에 넘겨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6차 경찰 조사를 앞두고 북한강에 투신했다.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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