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3만 원까지 하는 ‘망고포도’ 샤인머스켓 마니아가 늘고 있다. 탱글탱글 하고 500원짜리 동전만한 포도알에 한 번 맛을 들이면 도저히 빠져 나올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중산층 가정주부 박은정(52) 씨 역시 지난 여름 샤인머스켓 맛에 반했다. 박 씨는 “한 입 먹었을 때 다시는 샤인머스캣이 아닌 포도를 먹지 못할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박 씨는 “가격 부담이 있지만 아삭한 식감에다 당도가 높고 향이 좋아서 한 번 먹어본 뒤로 계속 사 먹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껍질째 먹을 수 있어서 영양가 면에서도 더 좋을 것 같다. 샤인머스캣 농가가 늘어나 일반 서민들이 부담없이 맛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은 은은한 향기에다 망고처럼 입에 착 달아붙는 단맛이 난다고 해서 ‘망고포도’로 불리는 개량품종 과일이다. 고급 과일이라 한 송이에 일반적으로는 1만 원이 훌쩍 넘는다. 당도에 따라 한 송이에 3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 가히 ‘귀족과일’, ‘황금포도’라 불릴 만하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단맛뿐만 아니라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어서 간편한 먹거리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샤인머스캣이 가지고 있는 색이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와 많은 사람들의 SNS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동네 마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샤인머스캣은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이지만 우리나라 경북에서 전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이 재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의 국내 재배면적은 2016년 84만평, 2017년 146만 평에 이어, 2018년에는 291만 평으로 2년 만에 재배면적이 세 배나 증가했다. 샤인머스캣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동남아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수출 규모도 점점 늘고 있다.
7-8년 전부터 과일가게를 운영한 김성환(33, 전북 전주) 씨에 따르면, 수입용이 대부분이었던 샤인머스캣이 3-4년전부터 한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그 덕에 사람들이 샤인머스캣을 쉽게 맛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김 씨는 샤인 머스캣의 인기는 이번 추석명절 때 명절선물로 주고받던 게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샤인머스캣 자체가 신맛이 덜하고 단맛이 커 아이들 입맛에 맞아 주부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에 처음 샤인머스캣을 맛 보게 된 정수빈(21, 부산시 수영구) 씨는 처음에 망고 향과 망고 맛이 나길래 샤인머스캣이 포도가 맞는지 의심했다. 하지만 SNS에서 자신이 먹었던 포도가 샤인머스캣임을 알고 신기했다. 정 씨는 “가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가족들과 함께 먹고 인스타에 샤인머스캣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샤인머스캣은 우리가족 모두가 좋아하는데 연령층에 상관없이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