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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죄수복 같은 교복을 입고 교실이란 감옥에 갇혀 6년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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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죄수복 같은 교복을 입고 교실이란 감옥에 갇혀 6년을 지냈다"
  • 경기도 이천시 신민하
  • 승인 2018.12.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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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기도 이천시 신민하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거의 항상 체육복을 입고 등교했다. 교복을 안 입었다고 교문 앞에서 벌을 서는 날도 있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벌서는 건 순간이지만, 체육복으로 얻은 편안함은 하루 종일 가기 때문이다. 스타킹은 얇아서 금방 찢기고, 겨울용 스타킹이라고 조금 두꺼운 것도 보풀이 일어나기 십상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6년 동안 내가 스타킹을 사기 위해 쓴 돈이 얼마일까? 중학교 하복셔츠는 흰색이라 안에 반팔티를 입어야만 했다. 고등학교 하복셔츠는 너무 짧아서 안에 티셔츠를 입지 않으면 함부로 엎드리거나 팔을 들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여름에 왜 나는 교복셔츠 안에 반팔을 입어야 했을까? 지난 1월 한 여중생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시대착오적인 복장 규제를 없애 달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안 내용은 곧 입학할 고등학교 안내문에 “신체 상 이상이 있는 학생만이 학교장의 허락을 통해 교복 바지를 입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 학생이 학교 측에 이런 복장 규정의 이유를 묻자 "여성스러워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파이낸셜 뉴스가 전했다.
교복은 학생들 활동에 매우 불편하고 실용적이지 않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집보다 학교에 더 오래 머문다.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학교 존재 이유다. 그런데 학교는 여성스러움을 위해서 허리라인이 들어가 있고, 짧아서 팔도 올리지 못하는 교복상의와 계단을 오를 때 마다 괜히 뒤를 걱정해야하는 치마를 입게 한다. 실제로 우리 학교에서는 몰카 사건 때문에 큰 파장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한 사이트에 우리 학교 계단에서 여학생의 치마 속을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던 것이다. 여학생 치마는 학교가 원하는 ‘단정하고 여성스러운’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몰카를 찍은 사람이 잘못한 일이지만, 애초에 있지도 않은 여성스러움을 강요하며 치마만을 입게 한 교육기관의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여학생들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지만, 현 교복은 남학생들에게도 불편하다. 속이 비치는 하복셔츠, 보온성이라고는 없는 동복바지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계가 원하는 학생의 단정함은 과연 누구를 위한 단정함인가. 한창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시절 유명하던 글귀가 있었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라는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 당시만 해도 유머 있는 글귀였고, 나도 웃으면서 작성자의 감각을 칭찬했다. 하지만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라는 말은 더 이상 유머로 소비할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실제 죄수복의 디자인은 헐렁한 상의와 바지로 돼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모순적인 현실에 화도 난다. 한국의 미래인 학생들이 죄수복보다 불편한 옷을 입으면서 지내고 있다니. 게다가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6년을 보냈다니. 최근 들어 교복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이 학교 전통, 교칙, 여성스러움 같은 이유로 죄수보다 못한 취급을 받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교복 제도를 바로 세워야할 때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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