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거제시 조푸름
한 의류 쇼핑몰의 홈페이지에 모델 사진이 있다. 어깨가 훤히 드러난 블라우스에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은 코디는 노출이 상당하다. 진한 화장과 입을 살짝 벌린 멍한 듯한 표정은 마치 인형 같아 보인다. 다리를 꼬고 앉은 포즈는 모델의 각선미를 강조한다. 자연스럽게 웨이브 진 긴 머리와 어깨에 걸친 작은 핸드백은 여느 여성 의류 쇼핑몰의 모델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엔 한 가지 큰 문제점이 있다. 그건 바로 이 쇼핑몰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 의류 쇼핑몰이라는 것이다. 사실 앞에서 묘사된 사진 속의 모델도 10세 남짓한 키즈 모델이다. 요즘은 이런 식으로 어린아이들을 성인 여성처럼 꾸미고 사진을 찍는 일이 많다.
한편, 이 사진들이 어린아이들을 성적 대상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긴 누가 봐도 노출이 있는 옷이나 다리를 꼬는 포즈는 아이스럽지 않다. 오히려 섹시한 성인 여성의 이미지에 가까울 것이다. 이런 성인 여성에 가까운 이미지는 몇몇 사람들에게 ‘아이들도 성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지도 모른다. 또, 어린아이답지 않게 꾸민 이 모습이 어린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아이들이 만약 잘못된 성 고정관념을 가지고 긴 머리, 얌전한 성격, 하얀 피부 등의 사회가 정해놓은 ‘아름다운 여성’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라게 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성인 여성인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아이 같은 옷이 입혀진다. 짧게 수선된 교복을 입고 진한 화장까지 한 채로 무대에서 상대를 유혹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아예 아기 같은 옷을 입고서 아이의 옹알이를 떠오르게 하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다 큰 어른인 연예인들에게 아기처럼 혀 짧은소리의 애교를 시키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 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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