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친환경 브랜드 에티튜드가 만든 젖병 세정제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아기 엄마들이 패닉에 빠졌다. 에티튜드는 천연 제품이라고 알려진 덕에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는 수년간 ‘믿고 쓰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에티튜드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회사 쁘띠엘린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에티튜드는 젖병 세정제, 욕실 클리너, 섬유유연제, 스킨케어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영유아 부모들이 아이가 사용하는 젖병, 식기 등을 세척할 때 에티튜드 제품을 선택하곤 했다. ‘친환경 제품’ 프리미엄으로 에티튜드 제품의 가격은 일반 세제보다 비싸다.
그러나 에티튜드는 아기 엄마들을 배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에티튜드의 일부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미 유통된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해당 성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생활용품에서 두루 쓰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을 보고 사용금지 성분으로 규정한 상태다.
식약처의 발표에 온라인 맘카페는 충격에 빠졌다. 맘들의 불만과 불안은 온라인 카페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되는 중이다. 3세 아이를 둔 아이 엄마는 한 맘카페에 “제대로 뒤통수 맞았다. 에티튜드 주방세제, 젖병 세정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각종 청소용품 셀 수 없이 많은 에티튜드 제품을 썼다. 젖병 세정제만 문제라고 하지만 찝찝해서 다른 것들도 못 쓰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출산 예정일이 2주가량 남은 김모(27, 경남 창원시) 씨도 최근 에티튜드 제품으로 출산 준비를 마쳤다. 김 씨는 “조리원에 들고 갈 아이 속싸개는 이미 에티튜드 세제로 세탁을 끝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문제를 발견해서 다행인 것 같다가도 사놓은 제품들 환불할 생각하니 짜증이 솟구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일각에서는 유기농이나 친환경 제품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도담맘이라는 한 아이 엄마는 맘카페에 “내 아이를 위해 친환경이래서 썼는데 이젠 친환경도 못 믿겠다. 장난치는 국산보다 안전하겠지라는 생각에 비싼 수입 제품 사 썼는데...그저 슬프다”고 적었다.
현재 에티튜드를 판매하는 쁘띠엘린은 환불이나 교환을 진행하고 있다. 환불·교환 대상은 작년 생산분으로 제품 용기 하단 바닥의 로트 번호를 확인하면 된다. 일련번호 중 여섯 번째 숫자가 8이면 환불 대상이다. 여섯번째 숫자가 7일 경우, 재작년 생산분으로 제품에 문제가 없어 환불이 불가능하다. 또 쁘띠엘린을 통한 공식 수입 및 정식 스티커가 붙어있어야 한다. 병행, 직구 구매 상품은 대상이 아니다.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에서 병행 수입으로 에티튜드 제품이 대량으로 팔린 바 있다.
아래는 에티튜드 회수 대상 15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