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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석면 피해 인정자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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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석면 피해 인정자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0.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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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피해 구제자 중 16.6%인 908명이 부산 거주자
"향후 40년 이상 부산에서 계속 석면질환자가 나올 것"
쌓여있는 석면슬레이트.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홈페이지).
버려진 석면슬레이트.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홈페이지).
부산에서 석면 피해구제 인정자가 900명을 넘어서며 전국에서 2번째로 석면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10년 9개월 동안 전국에서 인정된 5474명의 석면피해 구제자 중 16.6%인 908명이 부산 거주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36%를 차지하는 충청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908명의 피해자 중 121명은 사망 후 피해가 인정됐다. 질환별로는 석면폐 587명, 폐암 221명, 악성중피종 100명으로 집계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흡입하면 10~50년 후 긴 잠복기를 지나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 미만성흉막비후, 후두암, 난소암 등의 질병으로 발병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모든 종류의 석면이 사용 금지됐다. 한국은 1930년대 일제에 의해 군수 물자로서 개발된 석면광산이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1980년대까지 운영됐다. 1970년대 시작된 새마을운동 시기에 석면슬레이트를 전국 규모로 사용했고, 경제개발 시기에 자동차, 전자, 건축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석면이 사용돼 해외에서 대규모로 석면원료 및 제품을 수입했다. 이 과정에서 석면슬레이트와 석면 텍스 등의 석면시멘트 건축재 제조공장, 석면 브레이크 라이닝 공장, 석면섬유공장, 석면광산 등이 전국 곳곳에서 가동되면서 주민과 노동자들이 석면에 노출됐다. 건축물의 경우 학교와 관공서, 병원 등에서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석면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면서 대부분의 건축물에서 석면을 사용했다. 2005년 이전에는 석면원료를 취급하는 일부 노동자들의 직업적 노출로 인한 직업병, 산업재해로 인색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재건축, 재개발 지역에서의 환경성 석면 노출 문제가 불거지고 이후 폐석면 광상, 지하철 석면, 학교 석면 등 지역주민들에게 석면질환이 나타나면서 일반 환경에서의 석면 노출과 석면피해를 경험하며 환경문제로서 인식하기 시작했다.

부산의 석면 피해자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아

전국에서 인정된 5474명의 석면피해구제자 중 16.6%인 908명이 부산 거주 주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36%를 차지하는 충청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자료: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전국에서 인정된 5474명의 석면 피해 구제자 중 16.6%인 908명이 부산 거주 주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36%를 차지하는 충청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자료: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부산의 석면 피해 구제 인정자는 인구에 비해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석면폐가 547명으로 인구 대비 2.7배 많고, 석면폐암은 208명으로 인구 대비 3.5배 많으며, 악성중피종은 96명으로 인구 대비 1.2배 많다. 석면피해구제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주요 질환 3개 모두 부산 인구에 비해 많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부산에서 석면피해자가 많은 이유는 석면공장이나 선박 해체 시설이 많았고, 석면슬레이트 가옥 밀집 지역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부산지역의 11개 석면슬레이트 가옥 밀집 지역 주민 119명에게서 석면질환이 집단 발병했다. 또, 부산지역 석면공장 29개, 조선소 34개 등 석면 노출원 지역 거주 주민 398명에게서 석면질환이 집단 발병하기도 했다. 석면 오염원이 많았던 곳에서 석면피해인정자가 많이 나오고 있어 석면공장이나 석면슬레이트 가옥 밀집 조건이 석면질환 집단발병의 원인임을 보여준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앞으로도 4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부산지역에서 석면질환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석면질환은 석면 노출 후 긴 잠복기를 지나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 미만성흉막비후, 후두암, 난소암 등의 질병으로 발병한다. 1952년부터 2008년까지 56년간 부산 전역에서 가동된 최소 29개의 석면공장들과 1945년 이후 현재까지도 가동 중인 35개의 조선소와 수리조선소의 현황, 그리고 다수의 석면슬레이트 가옥 밀집 지역의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4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부산지역에서 석면질환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석면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석면 노출 우려 지역에 대한 석면 피해 건강 모니터링 확대 ▲난소암, 후두암, 위암 등 구제 인정 대상 질환 확대 ▲구제 인정된 피해자의 구제 지원 수준을 높여 직업성 산재보험과 차이가 없도록 하기 ▲불인정된 석면질환자들에 대한 추가 구제 조치 ▲석면질환 집단 발병이 확인된 지역의 석면슬레이트 제거 특별사업의 필요성 ▲추가적인 석면 노출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 등의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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