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 회장의 지시로 김성태 의원의 딸을 입사 전부터 VVIP로 관리했고, 2012년 당시 인사업무 담당 임원이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전환 지시를 거부했다가 상급자로부터 욕설을 들었다는 전 인사 담당 임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6일 서울 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2차 공판에서 2012년 당시 인재경영실 상무보로 재직했던 A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 씨는 “김성태 의원 딸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법이 없다고 했더니, 권모 경영지원실장(전무)이 전화로 다짜고짜 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실장이 ‘서유열 사장 지시인데 네가 왜 안된다고 하느냐’는 질책을 들었다”며, “입사 지원서도 접수하지 않고 채용에 합류한 사례는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채용비리가 불거진 2012년 당시 인사담당 상무보를 맡고 있던 임원급 내부인사다.

A 씨는 이 자리에서 “2012년 하반기 대졸신입 공채를 진행하기 한참 전인 2011년부터 스포츠단 사무국 파견계약직으로 입사한 김성태 의원의 딸을 VVIP로 관리하고 있었다”며 “이 사실은 이석채 전 회장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인사팀장 노트북에 담긴 ‘VVIP’란 제목의 엑셀 파일엔 KT 스포츠단에 2011년 파견직으로 입사한 김 의원의 딸 이름이 적혀 있다. 김 의원 외에도 허범도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사장 등의 자녀나 지인이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2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호 소속이었던 김 의원이 이석채 전 KT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반대해 도움을 줬다는 내용의 KT 내부 보고서도 공개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그 대가로 김 의원 달을 부정채용하는 방식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취재기자 김진성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