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 “지소미아 파기 유감”
미국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
22일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의 연장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한미일 삼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22일 지소미아 연장을 거부,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23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는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국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소미아는 양국 간 고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것인데 일본이 이미 이를 훼손했다”며 “우리로서는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우리는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계속 내밀었지만, 일본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며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돼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중지 결정을 “한국이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 등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은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 해소를 위해 국가 간의 약속을 지켜달라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도 지소미아 파기에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실망했다”며 “두 나라 각각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일은 모두 미국의 훌륭한 파트너이자 친구이고, 우리는 그들이 함께 진전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도 정경두 국방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 유지를 위해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23일 미국의 우려 표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것”이며 “지금보다 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논란을 덮기 위해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