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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만디'에 있는 ‘만디마을’ 살리기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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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산만디'에 있는 ‘만디마을’ 살리기 불붙었다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2.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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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항도 정취 간직...만디예술, 콘서트, 투어버스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 활발
▲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본 부산항 근방 전경(사진: 시빅뉴스 DB)

산이 많은 부산에는 산중턱에도 마을이 들어서 있다. 이 마을들을 따라 산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산복도로도 굽이굽이 이어져 있다. 부산 사람들은 산동네를 ‘산만디’라고 부른다. '만디'란 산이나 언덕의 정상을 뜻하는 말로 어느 곳에서나 제일 높은 곳을 가리키는 경상도 사투리다. 그래서 산중턱에 있는 마을은 ‘만디마을’이다. 도시 곳곳에서 재개발 붐이 불면서 부산의 옛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지만, 이곳만큼은 부산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올해 부산의 만디마을을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사회적 기업 '환경문화연합(UEC)'이 기획한 ‘만디예술, 만디그라피’ 사업이다. 만디그라피(mandigraphy)는 부산의 사투리 ‘만디’와 '그리다'라는 뜻인 ‘그라피’의 합성어로서,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산복도로의 공공 예술 프로젝트 작업이다. 만디사업단 김영삼 단장은 “산복도로의 애칭인 산만디를 통해서 세월과 함께 가장 낙후된 지역이란 오명을 쓰게 된 마을들을 문화란 이름으로 재조명해 보았다”며 만디 프로젝트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사업단은 부산의 동구, 중구, 영도구, 서구, 사하구 등 5개 구를 잇는 산복도로에 만디예술(가이드북 제작·콘서트), 만디그라피(촬영·전시회), 공공예술 만디(아트마켓·디지털정보 구축)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168도시락국’의 외부모습. 옆쪽에는 가게 이름이 멋스럽게 적힌 간판이 붙어있다(사진: 시빅뉴스DB).

먼저 만디예술을 위해 사업단은 산복도로의 여러 공간을 소개하는 ‘만디마을 체험북’을 발간하고, 지역 주민들과 예술인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를 개최했다. 체험북에는 김민부 전망대, 동광동 인쇄골목, 닥밭골 벽화마을, 응봉봉수대 등 부산의 역사를 품고 만디마을 곳곳에 자리 잡은 역사적 공간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체험북을 만든 만디사업단 박기철 편집위원장은 “만디마을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주요 장소를 외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안내책자를 만들게 됐다”며 “이를 통해 유서 깊고 사연 많은 만디마을에 숨겨진 가치가 잘 드러나서 만디마을이 부산 최고의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업단은 산복도로를 찍은 사진과 영상 등으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서구 아미문화학습관 1층 최민식갤러리와 감천문화마을 사진갤러리에서 만디마을만의 독특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만디그라피전’이 열렸다. 드론으로 촬영한 산복도로, 용두산공원, 감천문화마을, 만디마을에서 열린 축제 등이 사진에 담겨있다. 사진전에 참가한 작가는 문진우, 권현미, 이순희, 이계영, 양지숙, 최철민 씨 등이다. 만디사업단 문진우 촬영감독은 “이번에 찍은 사진을 자료로 모아 지역 홍보물로 활용할 것”이라며 “사진을 통해 지역 주민들 공동체가 단단해지고 외지인들 소통이 부드러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왼쪽)이중섭의 부조, (오른쪽)이중섭의 작품 두 어린이와 복숭아(사진: 시빅뉴스DB).

오는 29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는 동구 이바구공작소 2층 전시실에서 ‘추억의 영화 이바구’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시회에는 동구에서 촬영한 영화 36편과 동구의 옛 영화관인 삼일극장과 대도극장 등 9곳을 소개한다. 1960~1980년대 영화 포스터도 전시될 계획이다.

▲ 부산 산복도로 미니투어버스(사진: 시빅뉴스DB).

만디그라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구에서부터 중구, 서구, 사하구, 영도구까지 연결돼 산복도로를 돌며 이색적인 부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만디버스도 운행될 예정이다. 현재 시범운행 중인 만디버스는 일정한 배차 간격을 두고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순환형 투어버스다. 주요 경유지는 안창마을, 유치환 우체통, 이바구공작소, 디오라마전망대, 비석마을, 감천문화마을, 한마음행복센터, 남항대교, 흰여울마을 등이다. 때문에 승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시범운행을 맡고 있는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가 운행 초기 승객 1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9%가 ‘지인에게 추천하거나 재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만디버스는 연말까지 시범운행을 마친 뒤 내년 2월 도시재생위원회에서 민간사업자를 최종 선정해 4월부터 민간 운영된다.

지속가능한 예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공예술마켓도 실시됐다. 만디 아티스트를 발굴해 산복도로를 소재로 한 상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겠다는 게 예술마켓의 목표다. 예술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공예술경영 교육을 통해 아트상품 개발과 마켓까지 연결하는 실물 예술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비석마을 전망쉼터(사진: 시빅뉴스DB).

만디그라피는 지역문화 예술특성화 공공예술 분야 지원 사업에 선정돼 올해 11월까지 예산 1억원이 투입됐으며, 향후 지원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만디사업단은 앞으로도 산복도로 만디마을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유상 UEC 회장은 “1회성 소모전으로 그치는 사업이 아닌 주민과 예술가가 소통하며 예술과 경제를 끌어가는 빅 데이터의 사업, 새로운 공공예술의 모델을 제시하는 플랫폼으로서 지속 가능한 공공예술이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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