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애틀 항공기 예정시간보다 20분 일찍 문닫아
피해자들 수하물도 안 내려주고 시애틀로 출발
다른 탑승객에 자리 내줘...피해자들 공항서 노숙 분노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이 뉴욕에서 한국인 3명을 태우지 않고 출발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한국인들은 탑승 시간이 20분 정도 남아 있는 상황이었지만 델타 측에서 만석이라며 일방적으로 탑승을 못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피해 승객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 55분(현지시간) 뉴욕을 출발해 시애틀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려 했다.
그러나 항공사 측은 예정 시간보다 이른 3시 37분쯤 항공기가 만석이라며 일방적으로 문을 닫고 이륙하면서 결국 한국인 3명이 탑승하지 못했다. 이들 자리에는 이미 다른 예비 예약자가 탑승한 상태였다.
이들은 항공권도 환불받지 못하고 다음날 비행기 표를 다시 예매했고, 공항에서 노숙까지 해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델타항공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렸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여객기는 일명 ‘오버부킹(overbooking)’으로 승객들 외에 추가로 7명의 예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버부킹이 성립되려면 이들 한국인이 사전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항공기 출발 시간이 임박했을 때 미탑승자를 찾는 방송을 해야 한다. 만약 이때에도 해당 승객이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예약자가 탑승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 승객들은 탑승시간이 18분 가량 남아있는 상황에서 탑승구에 도착해 시간에 맞춰 타려했고, 파이널 콜(최종호출)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비행기에 먼저 탔던 일행들은 이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황을 전달받은 델타항공 승무원은 어떠한 도움도 없이 “당신들은 탑승했는데 다른 3명은 왜 탑승하지 못했느냐”며 일행들에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인 승객이 탑승하지 못한 델타항공 여객기는 한국인들의 수하물은 내리지 않은 채 시애틀로 향했다.
피해 한국인들은 수하물이라도 달라고 항의했지만 “국내선은 승객이 없어도 수하물은 내리지 않는다”며 “수하물은 시애틀 가서 찾으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대해 국내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각종 테러에 대비해 최고 보안을 자랑하는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무주(주인 없는) 수하물을 싣고 항공기가 이륙했다는 것은 폭탄을 싣고 운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인 없는 수하물일 경우 그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델타항공 측은 “피해를 입은 한국인 승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해당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