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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차선 너무 쉽게 지워져 운전자들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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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차선 너무 쉽게 지워져 운전자들 안전 '위협'
  • 취재기자 조민영
  • 승인 2016.02.1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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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그라스비드 페인트, 야간 선명도 높지만 마모 잘 돼 금방 '희미'
직장인 김모(34,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씨는 운전경력 7년 차인 베테랑 운전자다. 하지만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운전할 때 애를 먹는다. 벗겨진 차선 때문에 차선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운전하다 보면 지워진 차선 위로 아스팔트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도로를 많이 봤다”며 “오는 날에는 차선이 아예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서 사고 날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도로엔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자동차 주행방향에 따라 도로에 일정한 간격으로 차선을 그어놓는다. 만약 주행방향을 알려주는 차선이 벗겨지고 지워지면 운전자들이 차선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그런데 길을 지나가다 보면, 자동차 도로 차선이 벗겨지거나 지워져 있는 것을 쉽사리 눈에 띈다. 특히 저녁이나 비 오는 날에는 차선이 보이지 않아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이 커져 문제다.
▲ 자동차 도로에 차선이 지워져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민영).
대학생 최은진(22,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씨는 운전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운전자다. 그녀는 명절에 할머니 집으로 차를 몰고 가는 길에 마주 오는 차와 부딪힐 뻔했다. 차선을 변경했더니 반대편 차가 그녀 차 쪽으로 온 것이다. 최 씨는 “반대쪽 차선과 구분이 안 돼서 (그 차가) 중앙선을 살짝 넘어왔다. 저녁이라 어둡고 차선이 거의 지워져서 안보였다.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2년부터 전국에 있는 모든 자동차 도로는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매뉴얼' 규정에 의거하여 노면표시 반사성능 기준에 부합하게 노면표시를 설치하고 있다. 또한, 현재 부산광역시 및 전국 광역시·도에서는 복잡한 도심의 여건을 고려하여 재귀반사의 굴절률이 가장 높은 융착식 노면표시용 도료(그라스 비드: 유리알)를 사용하여 차선을 도색하고 있다. 재귀반사의 굴절률이 높다는 말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그라스 비드를 사용한 차선을 비췄을 때 그라스 비드가 빛을 반사시켜 운전자들이 운전할 때 차선을 잘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자동차의 불빛이 차선에 반사되어 운전자가 차선을 눈에 띄게 볼 수 있다. 또, 그라스 비드로 노면표시를 할 때 기계 설치부터 2~3분이면 도색이 끝나기 때문에 복잡한 도심에서 차선공사를 빨리 끝낼 수 있어 장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건에 맞춰 사용되고 있는 그라스 비드가 쉽게 벗겨지고 지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부산시청 교통국 교통운영과 강수용 씨 설명에 따르면, 분말 형태인 그라스 비드라는 재료에 열을 주면, 페인트 형태로 변해 현재 도로에 그어진 차선과 같이 노면표시가 완성된다. 그러나 그라스 비드의 성질은 유리알로 되어 있는 구형(원형)이다. 구형이 돼야만 재귀반사의 굴절률이 가장 높아지는데, 유리알은 주행 중인 자동차 타이어의 압착과 마모로 인해 쉽게 떨어져 나가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 강 씨는 “벗겨지고 지워진 차선 때문에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데, 과학이 발달한 최근까지도 이 둥근 물질을 오랫동안 잡아주는 도료가 없어서 골머리다”라며 “재도색을 빈번하게 해주는 방법이 최선의 해결책인데, 이마저도 예산문제 때문에 자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타이어 마찰 때문에 벗겨지고 지워진 자동차 도로 차선(사진: 취재기자 조민영).
직장인 정모(24,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씨는 며칠 전 회사에서 야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작은 접촉 사고를 냈다. 집 가는 길목에 가로등도 거의 없고 차선도 잘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운전했지만, 마주 오는 차가 빠른 속도로 와서 정 씨 차를 부딪친 것이다. 정모 씨는 “차선이 제대로 그어져 있었으면 피하기라도 했을 텐데 도무지 보이지 않아서 피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승욱(24, 부산시 수영구 수영동) 씨는 한 달 전 운전면허증을 땄다. 그는 5번의 도로주행 시험 끝에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는데 그가 시험에 불합격한 이유 중 두 번은 헷갈리는 차선 때문이었다. 이 씨는 도로주행 시험을 치는 중에 차선이 지워진 건 줄 모르고 무작정 갔다. 그런데 차선 이탈로 점수가 많이 깎여서 불합격한 것이다. 이 씨는 “긴장한 탓에 앞을 제대로 못 본 것도 있지만 지워져 있는 차선 때문에 헷갈린 탓도 있다”고 말했다. 동의대 신소재공학과 오원태 교수는 차선에 사용되는 도료는 수많은 차량의 통행에 의해 자연적으로 마모가 진행되어 반사특성이 저하되는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또한 새로 도색한 차선이 효과가 좋지 않다면, 제품의 기본적인 성능이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라는 충분한 의심을 품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미국의 경우, 반사특성이 좋은 돌출형 차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히 특성이 좋다”며 “차선이동 시 진동과 소음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 생각해 볼 만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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