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가깝고 반복 연습이 장점, 도로 연수로도 적격 ..."합격률도 실외연습장 못잖아" / 차정민 기자
2016년 12월 이후 어려워진 운전면허 시험 때문에 운전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초보 운전자들이 면허 취득을 위해 운전 교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 그런데 최근 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실내운전연습장’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내운전연습장은 부산에만 북구, 동래구, 남구, 진구에 총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는 약 78개의 실내운전연습장이 영업 중이다. 전국에 약 463개 있는 실외 운전연습전문학원에 비하면 아직 숫자는 적지만, 최근 인기를 끌면서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실내운전연습장에는 3D시뮬레이션을 이용해 1·2종 보통, 대형 면허까지 연습할 수 있다. 3D 시뮬레이션 장치는 자동차 소리와 미세한 떨림까지 그대로 재현해 주기 때문에 운전 초보자들이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연습하기에 효과적이다. 3개의 대형 모니터에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전방과 좌우 양측 시야가 그대로 나타낸다. 지나가는 차량이나 풍경까지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항공 조종사들이 시뮬레이션으로 비행기 조종을 익히는 것과 동일한 원리다.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은 역시 실내운전연습장에서만 연습해도 운전면허를 딸 수 있을지의 여부. 얼마전 실내운전연습장에서만 연습하고 면허취득에 성공한 이모(23, 부산 남구) 군의 대답은 “예스”다. 이 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지만 실내운전연습장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험 운전코스를 몇 번씩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어 누구나 열심히 하면 면허를 딸 수 있다. 나도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짧은 기간에 면허 취득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실내운전연습장 몇 개를 운영 중인 김광수 씨는 “이곳에서 교육받고 연습한 면허시험 응시자의 90%가 합격한다”며 “짧게는 5일, 길면 한 달 안으로 면허를 취득한다”고 말했다.
실내운전면허장을 찾는 또 다른 고객은 바로 이른바 ‘장롱면허 소지자’들. 김모(24, 부산 남구) 씨는 면허는 땄지만 2년째 실제 운전대를 잡은 경험이 없는 장롱면허자다. 김 씨는 2년 전 면허를 딴 직후 도로연수를 받았지만 하루 만에 옆에 앉은 남자 강사가 큰소리로 화를 내면서 운전을 가르치는 바람에 사고를 낼 뻔했다. 김 씨는 “실내운전연습장은 사고 걱정 없이 마음껏 연습할 수 있어 도로연수로는 최고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좁은 도로에 차들이 많아서 초보운전자들이 도로연수를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김광수 씨는 “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돌발 변수들을 실내운전연습장에서는 가상으로 접하게 되고, 이에 대한 대처법을 반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도로주행 운전연습자의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하게 연습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운전연습장의 장점 중에는 저렴한 비용도 꼽힌다. 부산 실내운전연습장 경우, 비용은 1시간에 3만 원이다. 패키지로 이용할 경우는 기능코스가 4시간에 11만 원, 6시간에 16만 원, 8시간에 20만 원이다. 주행코스는 6시간에 17만 원, 10시간에 27만 원, 12시간에 30만 원이다. 기존 실외 운전면허학원은 최소 58만 원에서 추가 교육, 재응시 등에 따라 70만 원까지 소요된다. 실내운전연습장의 수업료는 실외운전학원의 절반 정도다.
실내운전연습장에서 한창 운전연습 중인 대학생 이모(23, 부산 남구) 씨는 “학생이다 보니 저렴한 면허학원을 찾던 중 실내운전연습장을 알게 됐다”며 “기존 면허학원과 달리 이곳은 원하는 교육을 패키지로 골라 저렴하게 들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내운전연습장은 접근성이 좋은 것도 인기를 끄는데 한몫하고 있다. 약간 큰 가게점포 규모인 실내운전연습장은 교통이 편리한 대학교 앞, 아파트 상가에 주로 위치하고 있다. 얼마 전 실내운전연습장에서 연습하고 운전면허를 딴 김모(28, 부산 중구) 씨는 “집 앞 상가에 연습장이 있어서 바쁜 시간에 틈을 내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내운전연습장이 뜨고 있지만 그렇다고 실외 운전면허학원이 죽은 것은 아니다. 실외학원들도 여전히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부산의 한 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실외 운전학원은 직접 차를 몰고 연습해야 직성이 풀리고 실력이 향상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며 “그래도 직접 실외에서 차를 몰아야 감각이 사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실내운전연습장을 찾는 초보 운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김광수 대표는 “시뮬레이션으로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짧은 시간에 면허를 딸 수 있는 실내운전연습장의 장점 때문에 초보 운전자들이 앞으로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