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소방서 차고지 셔터가 작동 중 갑자기 떨어져 현직 소방관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 40분경 사하구의 한 119안전센터에서 소방차 차고의 철제 셔터가 갑자기 추락해 소방장 A 씨(46)를 덮쳤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동료 직원이 원격으로 작동한 셔터가 덜컥거리며 갑자기 멈추는 소리를 듣고 이를 점검하기 위해 셔터 쪽으로 갔다. A 씨가 고장 여부를 살펴보는 순간 500kg 가량의 셔터가 아래로 떨어졌고 A 씨는 이를 피하지 못했다.
철제 셔터문은 2009년 설치된 것으로 설치 업체에서 사후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여닫기를 반복하지만 10년간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는 “이전에 몇 번 작동이 멈춰 수리한 적 있다”며 “갑자기 셔터가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소방서 차고 셔터 오작동으로 사고를 당해 소방관이 숨진 것은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고 설치업체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국과수는 다음 달 2일 합동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부산소방재난 관계자는 “차고 셔터가 레일에서 이탈해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고를 당한 A 씨는 두 자녀를 둔 17년 차 경력 베테랑 소방대원으로 장례는 소방서장(葬)으로 치러진다. A 씨 동료는 “직장에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모범적인 직원이자 가정에선 든든한 가장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