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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숨은 표 10%’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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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숨은 표 10%’ 어디로 가나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6.04.0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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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는 젊은층 의사 반영 제대로 안돼...여야, 청년표 향배에 촉각
▲ 요즘은 사무실을 제외하고는 가정집에서는 사진과 같은 유선전화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4.13 국회의원 선거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은 0.1%의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후보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원천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번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에는 잡히지 않은 ‘숨은 표’가 등장할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느 선거철과 다르지 않게 총선을 앞두고 각 언론 매체가 거의 매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조사하는 기관마다 지지율이 들쭉날쭉하다.

실제로 부산 북강서구갑 선거구에 출마해 접전을 펼치고 있는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 지난달 29일 부산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후보가 51.8%의 지지율로 38.5%인 박 후보를 13.3%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틀 뒤인 31일 국제신문은 박 후보가 39.3%의 지지율을 기록해 26.4% 지지율의 전 후보에 12.6%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전재수 후보가 42.3%, 박민식 후보가 41.8%로 0.5%p차의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들쭉날쭉 여론조사 결과는 부산 북강서구갑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는 후보간에 엎치락 뒷치락 치열한 승부를 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선전화로 조사를 진행하는 조사기법의 한계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는 소지역 단위의 조사가 필요해 국번에 지역정보가 나오는 집 전화와는 달리 전화 번호에 지역 정보가 나오지 않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집 전화 보유율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다양한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주민등록상 가구 수에 비해 유선전화 가입자 비중은 60% 수준이다. 게다가 젊은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응답을 거부하는 경향이 많고, 휴대전화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조사에 응하는 비율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는 여권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선거구당 500명 정도인 샘플 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표본 추출 방법의 대표성이 과거 집전화 보급률이 높을 때처럼 높다면 샘플 수는 조사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대표성이 낮은 표본 추출방법을 사용할 경우는 샘플 수를 늘려야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게 통계학자들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안심번호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정확성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현행 공직선거법 상 정당만이 쓸 수 있고 이것은 공표할 수 없기 때문에 언론매체들의 의뢰를 받은 일반 여론조사 회사들은 이를 이용할 수 없다. 

이처럼 신뢰성이 떨어지는 여론조사로 인해 총선 투표 결과에서 숨은 표가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한명숙 전 의원의 결과 예측이 대실패한 바 있다. 당시 여론조사는 오세훈 50%대, 한명숙 30%대로 집계됐지만, 실제 득표율은 오세훈 47.4%, 한명숙 46.8%로 나타났다. 한명숙 전 의원에게 숨어 있던 '10%'의 표가 나타난 것이다.

새누리당이 "현재 여론조사는 다 착시이며 수도권의 우리 후보 지지율이 실제보다 15~20% 높게 나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지층 결속을 위한 엄살인 측면이 크지만, 일정 부분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지난 5일 <노컷뉴스>에서 더민주 광주광역시당 조오섭 대변인은 “선거에서는 언론사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가 항상 있고, 이런 숨은 표는 야당 표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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