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계란 한 판의 가격이 7000원 대를 돌파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양계 대량 살처분으로 인해 계란을 생산할 수 있는 닭들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수입산을 꺼리는 데다, 계란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앞둔 상태라 당분간 계란 가격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2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의하면, 계란 한판 가격은 7368원을 기록했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계란 파동이 있던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일부 소매점에서는 가격이 8000원대를 넘기도 했다. 이날 발표한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계란의 가격은 작년보다 15.2% 올랐다.
계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지난 11월부터 잇따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으로 알을 낳는 산란계의 살처분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계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계란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 설 연휴 전까지 2000여만 개의 수입 신선란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무관세로 들여온 수입란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도 계란 가격 안정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과·제빵업계,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계란이 수입산으로 금방 대체되기란 2월 말쯤이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산 달걀은 갈색 껍질’이라는 인식이 파다해 소비자들은 흰색 껍질 달걀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누리꾼들은 “어차피 식당 가면 고기도 국내산 먹기가 힘든데, 국산 수입산 구별 않고 먹자”면서 "소비자와 농가의 피해를 야기하는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