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후, 한 네티즌이 올린 사진 한 장으로 SNS가 들끓었다. 문제의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태풍 차바로 침수된 울산공장 차량을 30만 원 할인 판매한다는 내용의 사내 공문을 찍은 것. SNS에 오른 이 사진은 소비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측은 "이번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새 차를 사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해를 낳은 문서는 10월 6일 날짜로 돼 있는데, 10월의 자동차 판매 조건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 중의 차종별 할인율을 열거한 다음, "요기에다 상생협력업체 2% 할인하시면 할인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침수차는 30만 원 추가 할인 됩니다"라고 적혀 있다. 판매 대상이 상생협력업체의 임직원 본인과 배우자로 적혀 있어 누리꾼들은 "이 문서대로라면 현대차가 침수된 차를 협력업체에 강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던 것. 의혹이 증폭되자, 현대차는 7일 SNS에 오른 공문은 영업사원이 보낸 안내문인데 표현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침수 차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침수 피해를 본 소비자가 신차를 사면 30만 원 더 할인해준다는 말을 잘못 적었다는 것. 현대차 측은 “일반 고객에게 침수차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침수된 차량은 수십 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측은 태풍으로 침수된 차량은 자체 정비를 통해 직원 판매용과 남양연구소 단지 내 사이드카나 실험용 등으로 소진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내 1위의 중고차 쇼핑몰이자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현대자동차 침수차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한 이용자는 “이랬든 저랬든 저렇게 물세탁한 차를 새 차로 팔믄 안되지... 본네트 밑이고 위고 실내에 물은 들어갔을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이용자가 “현대차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침수하면 죄다 보험처리가 이득이죠. 생산된 차량에 대해서 다 보상받고 다시 또 생산하니 이득”이라며 소비자가 받는 피해는 차량 출고가 늦어지는 것 뿐"이라는 반박 의견을 내 놓았다. 그러자 또다른 이용자는 “보험회사가 대충 수리해서 중고차 시장에 '방생'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다시 내비쳤다.  침수된 차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차 측의 ‘침수된 차’ 기준을 알 수 없어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보험 표준 약관에 따르면, "침수는 흐르거나 고인 물, 역류하는 물, 범람하는 물, 해수 등에 자동차가 잠기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정확하게 어느 부위까지 잠기는 것이 침수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것. 현대차 측은 침수 차량은 정비 후에 등급을 정해 직원용과 연구소용으로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