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간편함 갖춘 모바일 '운세 앱' 서비스 수백 종 출시...매년 이용자 급증 / 김한솔 기자
삶이 고되고 세상이 혼란스러우면 사람들은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려고 점을 쳐 운세를 본다. 새해가 되면 점을 치려는 사람이 더욱 많아져 음력 설을 전후해 명리업계에도 대목(?)이 찾아온다. 용하다고 소문난 점집엔 사람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
모바일 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운세를 보는 방식도 디지털화됐다. 점집을 찾아 운세를 보는 것도 이제는 어느새 옛말, 온라인에 등장했던 운세 서비스는 최근 그 영역이 모바일로까지 확대돼 이른바 '운세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인식해 직접 관상을 볼 수 있게 하는 앱, 단순한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오는 운세 결과가 아니라 마치 역술가와 대면하여 상담하듯이 운세를 볼 수 있는 앱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운세 앱이 진화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설 무렵 실시한 '운세 서비스'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거나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84.6%에 이르렀다. 운세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인터넷 운세 서비스'(57.8%)에 이어 '스마트폰 운세 앱'(37%)이 2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에 이뤄진 같은 조사 때의 30.1%보다 상승한 수치이다.
운세 앱의 인기는 등록된 운세 앱의 수로도 엿볼 수 있다. 앱의 구매·설치가 가능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토정비결·사주팔자'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약 225개의 관련 앱이 조회되고, '운세'라고 검색하면 약 250개가 조회된다.
운세 앱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잠재된 욕구가 모바일 앱이라는 간편한 매체를 통해 손쉽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심리학자 황상민 교수는 "각 개인에게는 자신의 운세를 알아보고 싶은 잠재된 기본적 욕구가 있다"며 "그런데 이런 욕구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와 만나면서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운세 앱의 강점으로 '재미'와 '간편함'을 꼽았다. 운세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윤모(27) 씨는 "복채를 주고 운세를 보러 다닐 필요도 없고 누구나 손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몇몇 운세 앱은 게임의 형태로 출시돼 재미까지 더했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모바일 운세 앱의 등장과 인기를 '사람들이 불황 속에서 찾아 낸 소소한 재미'로 보는 견해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권혁중 씨는 "운세 보기는 보통 연말연시에 잦아지지만, 지금 같이 나라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안 좋을 땐 더 흥하기 마련이다. 불황 속에서 하나의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것이다. 불황에 뽑기 방, 로또 방이 잘되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모바일 운세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도 적은 비용·노력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얻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