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영리 사회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지난 5일 발표한 ‘선진국의 스마트 폰 소유 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중 스마트 폰을 보유한 비율은 95%에 달하며, 한국이 주요 선진국 29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호주(91%), 이스라엘(88%), 네덜란드(87%), 스웨덴(86%), 미국(81%) 등 모든 선진국을 넘어선 결과다. 그러나 스마트 폰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도 늘고 있다.
국내 성인의 스마트 폰 보유율이 95%에 달하자, 덩달아서 10대의 스마트 폰 보유율도 증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밝힌 ‘스마트 폰 이용률’ 중 10대들은 97.2%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10대의 스마트 폰 이용 부작용도 뒤따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스마트 폰 중독이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방과후 취침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수면 권장 시간인 9시간을 잠자지 못하거나 학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 안민수(49, 부산시 강서구) 씨는 “중학생 딸에게 스마트 폰 사주기를 미루고 미루다 최근 사줬다. 부모로서 스마트 폰을 사주면 스마트 폰에 중독될까 걱정돼 스마트 폰 사주기를 미뤘다. 주변에 다른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도 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20, 30대도 스마트 폰 사용으로 인해 악화된 건강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모(24, 경남 창원시) 씨는 “스마트 폰을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이용하다가 거북목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스마트 폰이 편리하고 안되는 게 없어 좋지만,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 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스마트 폰 사용으로 안구건조증을 얻었다고 말하는 사용자도 있다. 대학생 최주영(22, 부산시 동래구) 씨는 “평소에 눈이 건조했는데, 최근 스마트 폰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안구건조증까지 생겼다. 요즘 스마트 폰으로 안 되는 것이 없고 하루 종일 가지고 있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40, 50대 중년층도 스마트 폰 사용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장시간 스마트 폰 사용으로 빨리 찾아온 노안 때문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 폰을 보유하고 있지만, 앱 설치와 사용이 번거롭고 복잡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문제도 있다. 남순전(78, 부산시 북구) 씨는 “스마트 폰을 자녀들이 사줘서 갖고는 있다. 그러나 아직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몇 개의 기능만 사용하고 다른 것들은 사용하지 않는다. 여러 기능이 많다고 하는데 배우기가 어렵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10대들의 스마트 폰 중독, 거북목 증후군과 안구 건조증 유발, 노안 조기 발병 등 외에도 스마트 폰 사용은 많은 문제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스마트 폰이 방출하는 전자파에 대해서도 논란이 됐다. 스마트 폰이 방출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스마트 폰 사용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전자파 방출과 함께 보안과 안정성에 대한 문제도 스마트 폰 사용자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6일 지인의 스마트 폰에 간편 송금 앱을 설치해 수백 만 원을 가져간 사례가 있다. 이 외에도 스마트 폰으로 해킹을 시도해 개인정보를 빼나간 사례는 수두룩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스마트 폰 보급이 점점 증가한 만큼 스마트 폰 사용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요즘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별로 중독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성인의 스마트 폰 중독은 직장업무 효율성 저하뿐만 아니라 실업 및 가정파괴로 이어지기까지 하므로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스마트 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 폰 중독 예방 상담센터인 ‘스마트쉼센터’에서는 연령계층별(영유아 보호자용, 아동용, 청소년용, 청소년 보호자용, 성인∙고령층용 등)로 스마트 폰의 바른 사용 실천 가이드를 마련해 스마트 폰 과의존 상태 발생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 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 폰 이용으로 스마트 폰에 대한 현저성(개인의 삶에서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생활패턴이 다른 행태보다 두드러지고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는 것)이 증가하고 이용 조절능력이 감소해 문제가 있는 결과를 경험하는 상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