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 3명 중 1명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본인 이름의 빚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최근 4년제 대학 대학생 3,605명을 대상으로 ‘부채(빚)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29.9%가 본인 명의의 빚이 있다고 응답했다.
알바몬은 빚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채 현황 역시 조사(복수응답)했다. 응답자의 82.3%가 빚을 낸 이유로 ‘학비(등록금) 마련’을 꼽았고, ‘개인생활비’가 34.0%로 2위를 차지했다. 또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본인 명의로 처음 빚을 냈던 시기’에 대해선 1학년 때(76.6%)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2학년 때(16.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학교를 졸업하는 대학생 김주연(24, 부산시 금정구) 씨는 “대학을 안 나오면 취업하고 싶은 곳에 할 수 없고, 연봉이나 사회적 대우가 다르기 때문에 빚을 내면서까지 대학 진학을 고집하게 됐다”며 “막상 졸업하려고 보니 아직 취직이 안 된 상태여서 남은 것은 빚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취준생 박민아(25, 부산시 중구) 씨는 "학교 다닐 때 전액 국가장학금을 받아 학비는 다행히 충당할 수 있었지만 학교 오갈 때 드는 교통비며 학원비 등은 알바 수입으로는 빠듯해 생활비 대출을 받은 게 있다"고 말했다.
취업한 지 1여 년 된 길정희(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도 대학 1학년 때부터 받았던 학자금 대출을 현재 상환하고 있다. “월급이 들어오면 조금씩 갚고 있지만 빚 생각하면 미래가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길 씨는 “매월 100만 원 가까운 돈을 갚아야만 3년 정도 걸려 완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200만 원이 안 되는 월급으로 절반을 빚 갚는 데 쓰고 교통비, 통신비, 식비 등등을 제하면 돈이 없다. 숨만 쉬고 살아야 한다. 생활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길 씨는 “최소 세후 200만 원은 받아야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처럼 다수의 대학생들이 저학년(1학년, 2학년) 때부터 학비 마련을 위해 빚을 내고 있는 가운데,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평균 부채 총액은 알바몬 조사 결과 2,58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에게 ‘졸업 후 빚을 모두 상환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3년'(22.4%)이 소요될 것'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빚을 어떻게 상환할지’에 대한 질문에, ‘취업 후 월급으로 상환하겠다'는 답변이 65.6%로, 빚을 진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취직하기 전에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로 나타났다.
‘빚을 갚기 위해 취업 후 최소 얼마 정도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학생들은 평균 3,012만원을 벌어야 한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부채 상환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이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92.9%의 대학생들이 ‘부담감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담감이 없다’고 답한 대학생들은 7.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