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생물자원관, '파우시박터 CR182균주' 분리성공 ...페니실린 대체 약물 개발 기대 / 정인혜 기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22일 낙동강에서 진행한 ‘담수 생물 배양·보존 연구 및 분양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신종 미생물 ‘파우시박터(Paucibacter) CR182균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낙동강에서 담수 시료를 채수해 항생제 내성균에 항균 효능을 가진 미생물들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신규 미생물을 발견한 것. 메티실린은 페니실린(항생제)이 듣지 않는 감염균에 사용하는 합성 페니실린이다.
지난달 조선일보는 고열과 숨이 차는 증세로 대학병원에 입원한 63세 남성 환자의 상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남성의 증상은 ‘메티실린’이라는 고강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인 ‘황색포도상규균 감염’이었다. 신문은 당시 해당 남성에 대해 “세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진 패혈증 상태였으며, 심장 판막에까지 세균이 옮아가 판막 기능도 잃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남성에게 초강력 항생제를 투여했으나,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남성은 결국 임종을 맞았다. 신문은 남성이 죽음에 이르게 된 근본 원인을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심내막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70만 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한다. 항생제 내성균이 공중보건의 큰 위협 요소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
그런데 항생제 내성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신종 미생물이 낙동강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이번에 발견한 메티실린은 페니실린(항생제)이 듣지 않는 감염균에 사용하는 합성 페니실린으로, 한 마디로 항생제가 듣지 않아 폐렴과 패혈증, 각종 난치병을 일으키는 ‘슈퍼박테리아’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연구진은 이 밖에도 대장균과 살모넬라 등 병원성 유해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미생물 3종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담수 미생물 4종은 항생제 내성균의 생장을 막을 수 있어 약물은 물론 건강식품, 사료 첨가제 등에서도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향후 파우시박터 CR182균주의 전체 유전체 분석과 항균물질의 구조 연구를 거쳐 항균물질 합성 유전자에 대한 고유 지적 재산권을 획득할 예정이다. 또한, 항생제 내성균을 제어할 수 있는 담수 미생물의 항균물질 생산기술을 확립하면서 ‘천연 미생물 항균제’의 활용 방법도 연구할 계획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안영희 관장은 “이번 발견이 천연 미생물 항균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확보된 자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