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감만동에서 트레일러를 추돌해 일가족 5명 중 4명이 사망한 산타페 참변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최근 유가족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100억 원 규모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차량 운전자 한모(65) 씨는 싼타페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와 부품 제조사 로버트보쉬코리아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100억 원 지불을 요구하는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4일 유가족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운전자 과실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고, 지난 1년간 전문가를 섭외해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의 과실 등 차량 결함을 증명할만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싼타페 차량을 운전해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한 씨 가족은 부산 남구 감만동의 한 주유소 앞 3차로에 불법 주차된 트레일러 뒷부분을 추돌했다. 당시 사고로 한 씨의 부인 박모 씨와 한 씨의 딸, 그리고 각각 3세, 생후 3개월이던 외손자 2명 등 모두 4명이 사망했다. 운전하던 한 씨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크게 다쳤다.
당시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운전자 한 씨가 “차가 와 이라노, 아이고” 소리를 지르는 상태에서 차량이 앞으로 돌진하다 엄청난 속도로 트레일러와 부딪힌다.
KBS에 따르면, 이 사건을 두고 경찰은 CCTV와 블랙박스 분석 결과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은 점, 운전자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길 수 있었던 점을 들어 운전자 과실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검찰은 현장 검증 후 정상적 상황에서 이 같은 주행이 일어날 수 없다고 보고 ‘운전 실수 근거가 없음’ 결론을 냈다.
한 씨 측은 이번 사고가 엔진으로 연결되는 고압 연료 펌프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운전자였던 한 씨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수차례 브레이크를 밟았다며 차체 결함에 의한 사고라는 주장을 펴 왔다. 한 씨 변호인은 “고압 펌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자료를 통해 나와 있다”며 “현대차가 차량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했음에도 리콜하지 않고 무상 수리만 했으며, 한 씨는 무상 수리 대상 통보조차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이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사고 차종에 결함이 있었고 리콜이 돼야 했는데도 국토교통부가 대충 무상 수리 조치를 함으로써 사고에 이르렀던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현대차 관계자는 “고압 펌프에 문제가 있다고 내부 제보자가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근 모두 확인됐다”며 “유가족이 고압 펌프 이상으로 급발진했다고 주장하는 정황에 대해 법정에서 하나씩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싼타페 사고 소송 소식에 네티즌은 한 씨의 승소를 빌어주고 있다. 네이버 회원 dyjo****는 “꼭 승소하시길 바랍니다. 무상 리콜 대상 리콜 통보도 안 하고 문제 있습니다. 녹슬어가는 싼타페 차주”라고 글을 썼다. prob****는 “위 현대 싼타페 경우, 현기가 고압 펌프 관련 리콜만 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입니다. 현기 내부에서 리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국토부도 리콜 권고했으나. 현기는 리콜 무상 수리라는, 고객에게도 통보도 하지 않는 무상 수리를 실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기는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현기 디젤 고압 펌프 불량, 엔진 오일 증가 현상, 등 급발진 가능성 매우 높습니다”라고 주장했다. popu****는 싼타페가 무섭다며 “저 동영상 본 후 구형 싼타페만 보면 피해 다님. 트라우마 생김. 주차도 구형 싼타페 근처에는 안 함”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학생 박현진(26, 부산시 동래구) 씨는 “우리 아버지 차도 오래된 싼타페인데 무섭다”며 “자주 정비해도 불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영일(52, 부산시 남구) 씨는 “꼭 밝혀져서 억울함이 없기를 바란다”며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