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에 쿠폰까지 주면 효과 만점...쓰레기 문제는 심각
부산의 대학로로 알려진 경성대 앞 번화가.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을 찾아 삼삼오오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학생들로 길이 빼곡하다. 아마도 이곳이 직장인들이 오늘의 점심거리를 찾는 시장통이라면, “이리 들어오세요,” “우리 집 국밥 맛있어요”와 같은 호객 소리가 뒤섞일 법하다. 그러나 이곳에선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신, 썬캡을 착용하고 장갑을 낀 손에 전단지를 한 아름 안은 아주머니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아줌마들은 손에 든 전단지를 길가는 학생들에게 부지런히 나눠준다. 누구는 안 받아 가고, 누구는 받자마자 길거리에 버린다. 그러나 어떤 학생은 받은 전단지를 슬쩍 눈으로 훑더니 바로 앞 식당으로 쏙 들어 간다. 그 전단지에는 바로 앞 식당으로 그 전단지를 들고 오면 음료수가 서비스라는 광고문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단지(hand bill) 광고란 한 장으로 된 간편하고 편리한 인쇄 광고물로서, 광고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직접 광고의 한 형태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가는 물론 번화가 앞은 전단지 광고의 전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많은 전단지가 배포되고 있다. 요즘 업소들은 가게 앞에 나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언니,’ ‘오빠,’ ‘사장님’을 외치며 호객하기보다는 전단지를 돌려 그 안에 무언가 ‘미끼’를 던지면서 사람을 가게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바야흐로 대학가는 전단지가 호객행위를 대신하고 있다.
전단지 하면 귀찮다는 인상이 앞선다. 경성대에 재학 중인 김민주(21) 씨는 평소 길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잘 받지 않는다. 그는 “아줌마들이 끝까지 따라와서 손에 쥐어주고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대학생 이지영(22) 씨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줌마들끼리 서로 먼저 행인에게 전단지를 주려다가 말다툼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본다. 그는 “좁은 곳에서 여럿이 함께 전단지를 돌리다보니 저렇게 싸움이 나는 것 같다. 전단지 돌리는 것도 호객행위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번화가에 저녁시간이 찾아오면, 전단지 아줌마 부대는 배로 늘어난다. 식당은 물론 주점들이 전단지 살포에 가세하기 때문이다. 전단지를 아예 길바닥에 청테이프로 붙여 호객 효과를 키우려는 경우도 많다.
경성대 대학로 곱창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황모(23) 씨는 가게 홍보를 위해 가게 앞 골목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그는 “한 골목에 전단지를 돌리는 사람이 5명 이상일 때도 많다. 서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돌리기 위해 경쟁 아닌 경쟁을 한다”고 전했다.
전단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해당 구청에 접수되기 시작했다. 부산시 남구청 안전도시과 담당자는 “신고 없이 전단지를 돌리면 위법이어서 전단지를 단속해달라는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 아직 단속에 나서지는 않지만, 거리에 버려지는 전단지들은 새벽마다 환경미화원들이 수거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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