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에 무료 변론도 거부…네티즌 "죽을 죄 지었지만 안타깝다…죗값 치르고 새사람 되길" / 정인혜 기자
광주에서 화재로 삼남매가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방화가 아닌 ‘실화’로 잠정 결론 냈다. 당초 제기됐던 방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날 아파트에서 실수로 불을 내 4세, 2세 아들과 15개월 딸 등 세 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정모(23)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현재까지 수사 내용을 종합해보면 방화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 씨가 화재 발생 사실을 알고도 자녀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혼자 베란다로 대피한 점 등의 행동이 비상식적이라 판단,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정 씨는 사건 발생 초기 “라면을 끓이려고 주방 가스레인지를 켜놨다가 잠이 들었다”고 했다가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 꺼서 불이 난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그러나 정 씨는 이후 조사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껐다고 일관적으로 진술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합동 화재 감식과 현장검증 결과 이 같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부검 1차 소견에서 세 남매가 외부의 물리적인 힘이 개입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 방화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점도 경찰이 실화로 판단한 이유라고 한다.
현재 정 씨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정 씨는 무료 변론을 제안한 여성 변호사에게 “나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다”며 “자식을 죽인 죄인이니 평생 죗값을 치르며 살겠다”고 말했다. 정 씨의 친정 부모도 “네가 잘못한 일은 처벌받고 반성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정 씨에게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도록 다독였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죗값은 치러야 하지만,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저 나이에 어떻게 아이 3명을 혼자 키우냐. 죽을 짓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참 안 좋다”며 “아이들이 좋은 곳으로 갔기만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애 아빠는 애들 놔두고 PC방 가고, 애 엄마는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애들 자는 방에서 담배 피우고 불내고...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면서도 “다만 철없는 나이에 어린 아이들 셋을 책임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모두 가엾다는 생각도 든다. 벌 받고 반성해서 꼭 새 사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