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밀양 등 재난 사고 날 때마다 정치인들 말로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지 마라 / 조윤화
부산시 연제구 조윤화
승인 2018.01.28 15:26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인에게 가장 무서운 건 국민의 비난이 아닌 무관심이라고 한다. 그래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노이즈 마케팅 전략처럼 ‘문제의 발언’들을 쏟아낸다. 매일 아침 포털 사이트 뉴스 순위를 살펴보면, 반드시 10위 안에 "00 정치인 00발언"이란 키워드가 꼭 들어가 있다.
지난 26일, 경남 밀양시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또다시 큰 화재가 발생해 모든 국민이 참담한 심경에 빠졌다. 이 와중에도, 몇몇 정치인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씌우며 상대방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참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통과 정치 보복에 혈안이 된 이 무능한 정권이 국민의 기본적인 생명권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며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변 일부 시민은 “불난 집에 정치보복 그런 이야기를 왜 하냐, 불난 집에 정치하러 왔느냐”며 소리쳤다고 한다.
평소 거친 발언들로 하는 말마다 논란을 일으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에 질 수 없었는지, “이 정권이 어떤 정권이냐, 세월호를 이용해서 정권을 잡았다”며 “그런데 자기들은 출범 이후 100명 가까이 안전사고 사상자가 나왔는데 아무도 책임을 안 진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밀양 화재 참사 관련 언론 보도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각종 재난 발생 후 대응 상황과 전 정부 작근혜 대통령의 대응 실태를 비교한 것들이 있었다. 애초에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재난 관련 대응 체계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정권의 부실한 재난 대응 덕분에 현 정권이 대처를 잘 하고 있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정권은 재난 관련 늦장 대응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말 한 번 없다가 화재 참사가 연달아 발생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월호를 언급하며 이 정부에게 ’무능한 정권‘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고 있다. 지금 세월호를 들먹이면 좋아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라 시선을 끌기 위해서, 그리고 특정 집단을 결집하기 위해서 발언하는 몇몇 정치인들의 말은 국민을 피곤하게 만든다. 아직 이렇다 할 정치적 소신도, 견해도 없는 평범한 대학생인 나는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정치인들을 언론으로 접할 때마다 과연 우리나라에 밝고 화창한 미래가 올까 하는 암울한 걱정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