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상습 성추행 가해자라는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문단계를 넘어 정치권의 비판도 그를 향하기 시작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8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매우 추악하고 충격적”이라며 “고은 시인의 시를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이런 사람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니 대한민국의 수치가 될 뻔했다”며 “권력을 이용해서 이런 성추행을 했다면 정말 찌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추하게 늙었다”며 고 시인을 맹비난했다.
유 대표는 또 “문학계에서 권력을 가진 남성 문인이 여성 문인 지망생이나 신인 여성 문인에게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가한 것이 우리 문단에 광범위하다면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자들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위한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는 얘기”라고 일갈했다.
유 대표의 강경 발언을 들은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유승민의 사이다 발언”이라며 “신정아 사건 이후로 슬그머니 없어진 대학 교수들이 많았듯, 이번에도 교과서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이들이 생기겠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의 자랑에서 한국의 수치가 됐다”며 “고은의 시를 공부해야하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씁쓸함을 보였다.
앞서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뒤늦게 주목을 받으며 불거졌다. 최 시인은 시를 통해 En 시인이 후배 작가와 편집자 등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En 선생’이 고은 시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후 최 시인은 지난 6일 JTBC의 <뉴스룸>에 출연해 “내가 등당할 당시 권력 있는 남성 문인이 젊은 여성 문인을 성추행 또는 성희롱하는 일이 만연했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관련 증언들이 쏟아졌다. 류근 시인도 6일 자신의 SNS에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고 말했다. 류근 시인은 이어 “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고은 시인의 과거 발언도 문제가 됐다. 안도현 시인이 2012년 대선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안 시인은 “일전에 고은 선생님, 문재인 후보하고 소주 한 잔 얼큰하게 하시더니 일갈”이라며 “‘보통 정치하는 사람들은 똥갈보 같은데 이 사람(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은 숫처녀 그대로다’라고 하셨다”고 적었다. 갈보라는 표현은 성매매 여성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한편, 현재 고은 시인은 외부 출입을 삼가고 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자택 근처의 취재진을 확인한 뒤 집 밖을 나서지 않고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힌 지난날과 극명히 대비되는 상황이다.
고은 문학관은 무슨! 당장 수원을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