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자녀 취학 전, ‘공교육형 부모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부모의 자격 갖춰야 아동학대와 비행 청소년 줄인다 / 장윤진
장윤진
승인 2018.02.22 21:57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부] 초등학생의 문화와 비행의 실태
지금까지 초등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각종 비행 사건의 현황과 원인에 대하여 10여 차례에 걸쳐 논의했다. 이제부터는 비행 초등학생들을 줄일 수 있는 해결 방법을 하나씩 짚어보자.
초등학생들의 비행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국가가 해야할 일은 취학 전 학부모들을 교육시키는 일이며, 모든 학부모들이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다. 가칭 '공교육형 부모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이유는 이렇다. 학교생활이란 아이들이 가정을 벗어나 교사와 다른 학교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들은 가정에서 잘 드러내지 않았던 성격, 기질, 언어, 행동을 표출한다. 남과 어울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 소통, 예절, 준법, 질서 등을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아이일수록 학교에서 문제적 행동을 더 많이 나타낸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모가 가정에서 남과 어울리는 교육을 자녀에게 충분히 잘 시켰다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적응하는 데 생기는 문제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당연히 비행 초등학생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자녀들이 학교에서 남과 접촉했을 때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아이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 부모들은 나중에 자녀들이 비행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이의 그런 비정상적 특성을 전혀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자신의 아이가 그런 문제를 일으킬 리가 없고 오히려 학교가 아이들 망쳤다고 주장하는 부모도 있다.
부모들은 자녀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자녀를 부모의 시각에서 이해하는 경향도 있다. 부모들에게 자녀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돕는 부모교육이 그래서 필요하다. 즉, 부모들에게 취학 전에 자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녀가 학교에 입학한 후 새로운 사회 속에서 남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부모가 가정에서 먼저 담당해야 한다. 이게 부모교육이며 이를 아동들의 의무교육처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부모교육을 원하는 사람만 받게 하면 생업에 바쁜 부모들은 거의 부모교육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 국가는 학부모들에게 매년 의무적으로 횟수나 시간을 정하여 학교 등 공공 교육기관의 정규 교육을 통해서 정식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야한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저녁이나 공휴일에 시간을 마련해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게 좋다. 교육을 담당할 사람은 전문상담사가 적합하다.
이때 교육을 회피하거나 받아도 형식적으로 시간만 채우는 부실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부모교육을 부실하게 받는 것은 자기 자녀의 사회화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 경우, 아동학대의 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공교육형 부모교육을 통해서, 부모들은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자녀들과 대화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부모들은 새로운 부모로서의 역할을 배울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좋은 보육원, 영어유치원 등 주로 학습능력 위주의 위탁 교육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부모 스스로 남과 사랑으로 소통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이를 자녀에게 알려줄 수가 있다. 그리고 이런 공교육형 부모교육의 의무화는 당연히 국가가 주관해서 수행해야 효과가 있다.
다음 주에는 부모가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학교교육의 질서를 무너트리는 당사자가 되는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