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금지구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비흡연자들은 여전히 간접흡연에 시달리고 있다.
당구장을 자주 찾는다는 박동현(35, 부산 북구) 씨는 당구장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 때문에 계도기간이 끝난 지난 2일을 계속 기다려왔다. 하지만 당구장 흡연은 여전했다. 박 씨는 “계도기간이 끝났는데도 (당구장 내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며 “단속원이 오는 날에만 흡연자가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간접흡연 예방 및 건전한 체육활동을 위해 당구장·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이 금연구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계도기간이 끝난 지난 2일부터는 실내 체육시설에서 흡연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아직 흡연을 하는 손님들이 있지만 업주들이 관리만 잘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서부터미널 옆 흡연부스가 있던 곳에 아울렛 증축공사 이후 봄맞이 의류 판매용 이벤트 부스가 설치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부산 사상구 괘법동 서부터미널 앞 거리는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기 일쑤다. 터미널 앞에 있던 흡연부스가 터미널 옆 아울렛 증축공사 이후 사라졌기 때문이다. 터미널 앞 실외 지역에서 흡연시 2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구석진 곳을 찾아 흡연을 하고 있다.
부산을 찾는 사람들은 시외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담배연기와 마주쳐야 한다. 서부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 김수미(25, 부산 사상구) 씨는 “터미널 밖 곳곳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가 너무 많다”며 “지나갈 때 담배 냄새가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부터미널 관할 구청인 사상구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서부터미널 밖 일대를 금연거리를 지정한 바 있다.
부산 서부시외버스에서 터미널로 이어지는 길목에 일부 시민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정).
음식점과 PC방, 노래방, 카페 등 실내업소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실외 금연구역은 지자체가 조례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비흡연자의 피해 방지를 위해 도시공원·어린이놀이터·버스정류소·하천구역의 보행로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흡연부스도 설치하는 등 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흡연자 조경훈(가명) 씨는 “흡연부스가 있으면 이용하겠지만 흡연부스가 보이지 않을 땐 밖에서 피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흡연자 김상운(24, 부산 연제구) 씨는 “어딜 가도 금연구역이어서 마음 편하게 흡연하기가 힘들다”며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건 알지만 흡연자의 형편도 좀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는 간접흡연으로부터 해방될 권리가 중시되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금연치료를 받는 흡연자를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