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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교통 불편 신고함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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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교통 불편 신고함 "있으나 마나"
  • 취재기자 이민재
  • 승인 2014.10.17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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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너무 복잡해 대부분 회피..."SNS 통한 신고제 활성화를"
모든 시내 버스 뒷문 부근에는 교통 불편 신고 엽서함과 친절기사 추천 엽서함이 비치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이 이를 스쳐 지나갈 뿐, 그런 것이 있는지 조자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제 이들 엽서함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엽서가 아예 들어있지 않거나, 엽서가 낡아 찢어지거나, 심지어 엉뚱한 그림엽서가 들어있는 경우도 쉽게 발견된다. 승객들의 교통 민원을 수렴하기 위한 버스 내 엽서함이 총체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다. 등하교 시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이준엽(24) 씨는 버스를 이용하면서 불쾌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한 번도 교통 불편 신고엽서를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이 씨는 “신고하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신고해봤자 내게 돌아오는 이득도 없다"며 "대부분의 버스 기사들이 불친절한데 특정 버스만 찝어서 신고하기가 뭣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초 교통 불편 신고 엽서와 친절기사 추천 엽서는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친절한 기사를 추천해 표창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교통 불편 신고 엽서의 앞면에는 신고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을 써야 하며, 뒷면에는 일시, 장소, 교통편, 행선지, 차량번호, 회사명 등을 써야한다. 또 함께 불편사항을 겪은 사람의 주소, 이름, 상세한 요지 등도 기입해하는데, 이러한 절차가 너무 번거로워, 승객이여간 단단히 작심하지 않고서는 선뜻 손길이 가지 않는다. 매일 버스로 등하교를 하는 대학생 이지연(25) 씨는 교통 불편 신고 엽서를 보자, 그 복잡함에 혀를 내둘렀다. 이 씨는 “이건 너무 쓸 것도 많고 번잡해서,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성향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승객들이 귀찮아서 신고를 포기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교통불편 신고엽서 (사진 : 취재기자 이민재)
직장인 이광현(27)  씨는 버스 내부 뿐 아니라 버스정류장에도 교통 불편 신고 엽서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이 씨는 "버스가 승차를 거부할 때 신고할 방법이 없다"며 "그 버스 번호판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다른 버스를 탄 뒤 교통불편 엽서의 '승차거부' 사항에 그 내용을 기재할 만큼 한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교통 불편 신고 엽서함에 친절기사 추천엽서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대학 휴학생 구교훈(25) 씨는 얼마 전 버스 기사가 너무 불친절해 신고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으나, 하차하면서 교통 불편 신고 엽서함의 엽서를 뽑았으나, 뽑아든 종이가 친절기사 추천엽서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황당했다고 한다. 신고 엽서함 문제는 버스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취업준비생 손모(25) 씨는 버스보다 택시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꼈다. 손 씨는 “아예 신고엽서가 비치되지 않는 택시도 허다하며, 택시 기사가 교대하면서 택시 기사 자격증을 교체하지 않은 듯, 앞좌석의 사진은 아주머니인데 운전자는 아저씨인 어이없는 장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버스나 택시기사의 감동적인 서비스를 받은 승객이 친절기사 추천엽서를 쓰고자 해도 절차가 너무 번잡해 포기하기 일쑤다. 가정주부 한유진(32) 씨는 유난히 친절한 기사들을 많이 보았지만 친절기사 추천엽서를 써 본 적은 없다. 한 씨는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기사님을 보면 친절기사로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추천엽서를 뽑아들고 보니 써야할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친절기사 추천엽서 (사진: 취재기자 이민재)
직장인 정은수(26) 씨는 엽서를 뽑아가는 것 자체가 눈치가 보인다고 생각한다. 정 씨는 “버스에 사람이 많으면 좀 괜찮은데, 사람이 많이 없을 때 엽서를 뽑아가려고 하면, 기사 아저씨가 눈치채지 않을까 싶어서 괜히 가슴 조린다”고 말했다. 교통 불편 신고엽서가 처리될 경우, 해당 운전자에게는 벌금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대학생 김종찬(27) 씨는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괜히 교통 불편 엽서를 써서 기사 아저씨가 곤란에 처하게 될까봐 미안한 생각은 들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사들이 승객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산시 교통관리과에 따르면, 교통 불편 신고 건수는 매년 평균 6000여 건 정도다. 이는 얼핏 적지않은 건수지만, 하루에도 연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중교통 이용 승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다. 한 신고자는 “신고에 대한 적절한 시정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교통 불편 신고는 교통 엽서 외에도 부산시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도움정보-시민광장으로 들러가면, 친절기사를 추천하거나 교통 불편사항을 신고할 수 있다. 정은수 씨는 “요즘 누구나 스마트기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는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다 신고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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