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일보는 2년 동안의 스포츠 아나운서의 꿈을 준비하다 포기한 29세 장유미 씨의 사연을 다뤘다. 관공서 인턴을 하며 학원비를 마련하는 등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온 그녀가 끝내 넘지 못한 장애물은 나이였다. 그녀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지망생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탓에 경쟁에서 밀린 것 같다”며 “업계에서는 어리고 예쁜 지원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나이에 대한 차별이 잘 드러나는 곳 중의 하나가 아나운서 직종이다. 아나운서를 준비 중인 나는 이런 현실을 자주 보게 된다. 내가 다니고 있는 아나운서 학원에는 다양한 연령 때의 사람들이 각자의 꿈을 품고 도전한다. 하지만 공채에서 모든 현실이 드러난다. 나이가 많은 학원생들은 아무리 많은 아나운서 공채에 지원하더라도 떨어지기 일쑤다. 학원에서 추천 채용이 진행되더라도 업계에선 나이 어린 지원자들을 찾는 바람에 추천 채용이 무산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M사 리포터 추천 채용에 학원에서 실력도 인정받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던 35세 학원생이 떨어졌다. 결국엔 35세 학원생보다 학원에 늦게 들어온 25세 학원생이 M사 리포터 추천 채용에 뽑혔다. 학원에서는 35세 학원생에게 공채로 M사 리포터에 다시 지원해보라고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물론 학원이나 사회에서는 이러한 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학원 선생님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격려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마치 하나의 특권을 가진 듯 방송사로 속속히 빠져나가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학원에 계속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분명 이런 현실은 아나운서 직종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그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기 시작한다. 지원자들의 외모와 첫인상이 평가의 한 부분으로 차지하듯이 나이 또한 알게 모르게 평가의 잣대가 되고 있다. 취업 면접장에서 나이 많은 지원자들에게 나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취업에서의 학벌 차별은 최근 블라인드 채용 등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나이에 대한 차별을 인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100세 시대인 지금 나이가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나이에 대한 선입견들을 버리고 능력 위주의 채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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