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총 182건, 비리 혐의 임직원 총 288명...채용비리 피해자는 구제키로 / 신예진 기자
최근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를 실시한 정부가 비리를 무더기로 적발해 취준생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3개월간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에 의해 실시됐다.
이번 조사 결과, 채용비리는 총 182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신규채용 관련 비리가 16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의 비리는 24건,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은 16건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 채용 규정이 불명확하거나, 규정 적용 중 단순 실수, 공고기간 미준수 등 업무 부주의 사항은 2452건이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2016년 4월 정규직 채용시험에서 합격자 추천 순위를 조작했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2015년 2월 채용 시 고위직의 자녀 포함 6명이 신규 채용 시험을 거치지 않고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차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대형 병원도 채용비리가 만연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8년 2월 전환대상이 아닌 비정규직 세 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2014년 2월 채용담당부서가 의료관련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아 응시자격이 없는 이들을 최종 합격시켰다. 합격자들은 직원의 자매, 조카, 자녀 등 친인척으로 드러났다.
현재 비리 혐의를 받는 현직 임직원은 총 288명이다. 그 중 7명이 임원이다. 비리 임원 3명은 수사 의뢰 대상으로, 즉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해임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 비리 임원 4명은 문책 대상으로, 해당 기관 사규에 따라 신분상 조치를 받게 될 예정이다. 나머지 문제 직원 281명 역시 즉시 업무에서 배제된다. 이들은 향후 검찰 기소 시, 관련 절차에 따라 퇴출당한다.
부정합격자 역시 더 이상 해당 기관에서 근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부정합격자를 잠정 13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본인이 검찰에 기소되거나 본인 채용과 관련된 자가 기소될 경우, 즉시 업무에서 배제된다. 감독 기관의 재조사와 기관 내부 징계위원회 동의를 거친 뒤, 기소된 직원과 부정합격자 간에 친인척 등 밀접한 관계가 확인되면 쫓겨난다.
정부는 채용비리 피해자에게 다시 기회를 제공해 구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피해자를 잠정 55명으로 보고 있다. 구제 방법은 ‘피해자 특정 가능’ 여부에 따라 나뉜다. 우선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으면, 다음 채용단계 재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즉, 최종 면접단계에서 부조리하게 탈락한 피해자는 즉시 채용된다. 필기 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필기 단계 다음 과정인 면접 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피해자 그룹 전체에게 다시 채용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신 부정행위 발생 단계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최종 면접 단계에서 특채 비리가 적발됐지만,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면, 당시 최종 면접을 봤던 그룹을 대상으로 면접을 재실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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