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을 우리는 흔히 ‘영재’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은 나이가 어릴수록 그 영재에 열광하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2015년에는 전국의 수많은 어린 영재들을 찾아다니는 <영재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기기도 했다. 아이를 가진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어린 영재들 같기를 원할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다니던 학원의 원장 선생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보다 두 살 어렸던 자신의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들에게 6학년이 푸는 문제를 예습시켰으니 말이다. 그 아이는 또래에 비해 똑똑한 편이긴 했지만 어린 내가 보기에도 나보다 더 어린 그 아이가 6학년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처럼 아이 본인의 뜻이 아니라 보호자의 의견으로 나이를 앞당겨 받는 교육을 조기교육이라고 한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조기 교육은 영어나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배우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는 기본이라는 말도 있다. 그 때문에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반반 유치원’이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강남에 사는 아이들은 25명에 한 명 꼴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조기 유학을 떠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조기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이토록 힘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자신의 자녀가 훌륭한 사람이 돼서 더 좋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다고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최근에 있었던 TV조선 사장의 초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자녀가 할아버지뻘인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한 사건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렇듯이 몇몇의 부모들은 지식적인 면의 교육만을 신경쓰다보니 도덕이나 인성적인 면들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곤 한다.
“교육은 도덕과 지혜의 두 기반 위에 있어야 한다. 도덕은 미덕을 받들기 위해, 그리고 지혜는 남의 악덕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 도덕에만 중점을 두면 성인군자나 순교자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혜에만 중점을 두면 타산적인 이기주의가 나오게 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교육이 서 있어야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 프랑스의 도덕론자인 샹포르(Nicolas Chamfort)가 교육에 대하여 했던 말이다.
반려 동물 한 마리를 키우기 위해서도 그 동물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하는 법이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아이를 올바르게 키워내기 위해서는 부모도 아이에 대해 엄청난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더 이해하고, 교육의 균형을 맞췄을 때, 아이는 더욱 올바르게 자신의 역량을 펼쳐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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