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간 인력 재배치로 정상적인 공장 가동은 어려워
르노삼성차 노조의 유례없는 전면파업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면파업 3일째인 7일, 조합원 절반 이상이 노조 집행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고 정상 출근했다. 노사 갈등을 넘어 노조 내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이날 노조원 중 68%가량이 출근했다. 주·야간조 노조원 2252명 중 1532명이 정상 근무한 것. 특히 엔진공장과 차체공장은 주간조 전원이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일인 지난 6일에도 엔진공장 근무자들은 특근을 자처해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조합원들의 높은 출근율은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노조는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된 지난 5일 전면파업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당일 야근 근무 일부 조합원이 이를 거부하고 정상 출근했다.
업계는 파업이 길어질수록 노조원 이탈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들은 파업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노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60여회가 넘는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또 파업에 따른 부산 지역경제의 타격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강경노선을 선택한 집행부에 대한 반발감도 적지 않다. 노조는 지난 3일 실무협의에서 사측에 파업 기간 무노동에 대한 100% 임금 보전을 요구했다. 노조원의 파업참가 횟수에 따른 임단협 타결 격려금 차등 지급 등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원은 복수의 언론에 “노조가 전투적 투쟁 일변도로 나가면서 조합원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사측은 계속해서 노조 측과 재협상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오늘(7일)도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의 출근에도 생산 작업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정별로 노조원 출근율이 다르기 때문. 특히 조립공장의 출근율이 낮아 전체적인 생산이 더뎌지고 있다고 한다. 사측은 이날 공정별로 노조원 출근 여부를 파악하고, 인원이 부족한 라인을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분규는 1년동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진행해 지난 6월 16일, 11개월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1.8%의 반대로 합의안은 부결됐고, 지난 3일부터 재협상을 위한 협의를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