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 900여명 비정규직 인력 충원 등 중재안 받아들여
전국우정노동조합이 9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철회하면서 사상 초유의 우편대란은 피하게 됐다.
우정노조는 8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총파업을 예고했던 것은 집배원들이 과로사로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요구대로 100%의 결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현장에 복귀해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정노조는 이날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각 지방본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집행부회의를 열어 총파업 철회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우정노조의 파업 철회는 정부가 제시한 인력충원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우정노조는 그간 정규직 집배원 2000명 증원과 주 5일제 실현을 요구해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우편대란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주말동안 노조와 교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안에는 ▲토요 업무를 대신할 위탁 택배원 750명을 포함한 900여 명 인력 증원 ▲내년부터 농어촌 지역부터 주 5일제 시행 ▲우체국 예금 수익을 국고로 귀속시키지 않고 우편사업에 쓰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인 위탁 택배원을 우정노조 증원 요구 인원의 절반 정도만 충원하기로 했기 때문. 또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내년도 인력 증원 방침과 관련한 내용도 합의안에서 빠졌다. 이에 민주노총 산하 전국집배노조는 파업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노사정이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 6분, 연평균 2745시간이다. 국내 임금 근로자 연평균 노동시간은 2052시간이다. 이에 따라 기획추진단은 정규직 집배원 2000명 증원을 권고했지만, 정부는 예산 문제로 이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우정노조는 올해 상반기에만 9명의 집배원이 사망하면서 61년만의 사상 첫 총파업을 결의했다. 우정노조와 우본은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절차를 거쳤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4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는 조합원 94%(2만7184명)가 참여한 가운데 이 중 93%(2만5247명)가 찬성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