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오후 4시 한은 본관에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날 회의는 이 총재의 주재로 윤면식 부총재를 비롯한 한은 임원 및 부서장 16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영국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일본 수출 규제, 홍콩 시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글로벌 리스크의 전개 상황과 우리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어 통화정책국·금융시장국 등 주요 부서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기존의 컨틴전시 플랜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수정·보완해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금껏 부서별로 취합된 종합 보고서를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각 부서별로 구체적인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이는 국내외 금융상황 및 위기 대응전략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경기둔화에 따른 대비책 강구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금융 리스크가 커지면 늘 대응체계를 점검해왔고 이번에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