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란 회복의 가망이 없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켜 사망케 하는 의료 행위다. 안락사는 삶과 죽음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매우 민감한 주제다.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존엄사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안락사에 대한 뜨거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안락사에 대해 찬성이다. 인간은 스스로 죽음을 택할 권리가 있다. 병으로 인해 곧 죽음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을 때, 그 고통을 피할 권리는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안락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안락사는 생명을 경시하는 행위라고 한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희귀병이나 불치병에 걸려 고통 속에 살아가는 환자들은 현대 의학 기술로는 완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삶을 연장해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하게 살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답게 살지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은 삶을 의무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과 같다. 삶의 질은 삶의 양만큼 중요하다. 오히려 안락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며 스스로 죽음을 택할 권리를 준다.
자살은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는 행위다. 그러나 안락사는 자살과는 다르다. 안락사에 관한 규정의 여러 예를 찾아봤다. 네덜란드는 대상자가 불치병 환자로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처해 있고, 환자가 이성적인 판단으로 안락사에 동의해야 의사가 실행에 옮길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에 대해 다른 의사와 상의하고 안락사를 결정할 경우 국가에 보고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안락사가 허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의사는 어떻게든 치료할 의무가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살인방조죄로 고소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종 시에는 소변 배출량이 감소하고, 혈액 순환 장애로 푸른빛과 자줏빛의 반점이 몸에 나타난다. 그리고 떨림이나 발작,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며 깊은 잠에 빠진 것과 같은 혼수상태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 상태에서 피부에 강한 자극을 줘도 반응하지 않는다.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에게만 연명 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이 안락사는 자신의 선택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도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고, 의학적으로도 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법으로 규정돼 있다. 안락사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함으로써 병에 의한 자연스러운 죽음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락사는 자연사에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자살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 6월까지 5만 4000명이 존엄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또한 안락사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추세다. 나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자신이 훗날 회복 불가능 상태에 빠졌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서류를 쓸 생각이다.
죽음을 선택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논란은 당연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삶의 연장보다는 질 좋은 삶을 살아가며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을 권리도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을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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