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언어는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혼자 하는 활동이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는 ‘혼밥(혼자 먹는 밥)’, ‘혼영(혼자 보는 영화)’, ‘혼코노(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 등 다양한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혼자 하는 활동은 더 이상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는다. 국내 1인 가구 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드라마, 예능, 영화 역시 ‘나홀로 문화’를 전면으로 내세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혼밥’과 ‘혼여(혼자 여행가기)’는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영화, 드라마의 소재로도 더러 등장한다. 이러한 ‘나홀로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도 아주 잘 느끼고 있다. 지하철에 탄 승객들은 모두 저마다의 네모난 세상 속에 갇혀있고, 식당에 가면 우리는 큰 테이블에 혼자 앉아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밥을 먹는 사람을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나조차도 친구들과 시간이 맞지 않으면 혼밥을 자주 하고, 혼영도 해봤으며, 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만 쳐다보기 바빴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 역시 혼밥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자주 보내곤 한다.
나도 혼자 하는 활동을 해봤기 때문에, ‘나홀로 문화’의 편리함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나홀로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 현상이 과연 괜찮은 것일까? 현대 사회는 앞으로 그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 혼자 하는 활동에도 단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홀로 문화의 문제는 첫 번째로 소통의 단절이다.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거나 여행을 떠나는 행위는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것과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으로 그 의미가 한정되는 건 아니다.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도, 여행을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대화를 하지 않는가.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알게 되고, 사회성도 기르게 된다. 혼자 하는 활동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대화량이 줄어들고, 우리는 혼자만의 외로운 세상에 갇히게 될 것이다.
나홀로 문화는 건강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단순히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혼자 하는 것뿐인데 건강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세대 의대 김태현 교수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자 식사하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최대 2.4배까지 높다고 한다.
혼자 하는 활동이 편하다고 해도, 인간은 본래 사회적인 동물이다. 인간은 서로 소통하고 표현하며 관계를 맺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인간에게 함께하는 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현대 사회인들이 깨닫고, 서로 소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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