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돼지 이동금지 조치 해제...가격도 안정세 회복
ASF 바이러스는 사람과 무관...돼지고기 취식 꺼리는 사람 아직도 여전
정부, 멧돼지 때문에 소독시설∙통제초소 유지...축산농가는 피로감 호소
지난 9월 17일, 한국에서 첫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 확진 판정이 나왔다. ASF는 경기도 파주시를 시작으로 경기도 연천군, 경기도 김포시, 인천시 강화군 등을 거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10월 9일 연천에서 14번째 ASF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로 추가 발병은 없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주부 권세경(52, 경남 김해시) 씨는 “요즘 ASF 때문에 돼지고기를 여전히 사먹기 싫다. 찝찝하다”고 말했다.
ASF가 확진된 이후 돼지고기 가격은 크게 요동쳤다. 경남 김해시의 한 마트에서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최경옥(50) 씨는 일시적으로 마트 내 돼지고기 가격이 100g당 1680원에서 2980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1780원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ASF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ASF 발생 직후 돼지고기 수요량은 그대로인데, ASF 확산 방지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돼지 이동을 제한했고, 그로 인해 돼지고기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월에 이동제한 조치가 풀리고, ASF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가 줄어들면서 공급 과잉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급락한 것이다. 최 씨는 "현재는 돼지고기 가격이 ASF 발생 전과 많이 비슷해졌지만,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ASF는 돼지에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다. ASF 바이러스는 돼지의 세포에만 부착돼 증식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돼지고기 먹는 것을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주부 박은숙(53, 경남 김해시) 씨는 “세상 어느 부모가 ASF 소식을 듣고 자식에게 돼지고기를 마음 놓고 먹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ASF가 확실히 안전한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개의치 않고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다. 평소 삼겹살을 즐겨먹는 양세빈(23, 경남 김해시) 씨는 “뉴스에서 돼지고기를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가족들은 ASF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판매자 최경옥 씨는 "강요할 수는 없지만, ASF는 사람에게 무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많이 사서 드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처음 ASF가 터지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ASF의 확산 방지를 위해 주요 도로에 축산차량 통제초소를, 양돈농가 밀집지역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했다. 거점소독시설에서는 축산차량의 소독이 이루어지고, 소독이 끝난 차량은 소독필증을 발급받게 된다. 소독필증이 없는 축산차량은 통제초소를 통과할 수 없고, 심지어 양돈 농가와 도축장에 출입할 수도 없다. 축산차량 통제초소는 지나가는 모든 축산차량의 소독필증 소지여부를 확인하고, 소독필증을 소지한 축산차량은 통제초소에서 한 번 더 소독을 받게 된다. 김해시 주촌면의 축산차량 통제초소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하루에 축산차량이 40여 대, 돼지는 2000여 마리 정도 지나간다. 이들은 모두 소독필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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