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패션 아이템으로 타투 부상...개성의 표시라는 인식도 확산
간호사 등 미래 직업 고려하고, 나이 들어 후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현행법엔 의료인만 타투 시술 가능...타투이스트들 시술 합법화 요구
타투의 매력에 빠져 5개의 타투를 가지고 있는 정혜정(22, 울산시 울주군) 씨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멋이 있다며 타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 씨는 “과거에 비해 부드러워진 타투에 대한 시선 덕분에 주변 친구들도 타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이고 범죄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강했던 타투가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선수들을 통해 많이 보이면서 본인 개성을 뽐내는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타투에는 우정 타투, 커플 타투, 레터링 타투, 컬러 타투와 같이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렇게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타투뿐만 아니라 미용을 위해 눈썹과 점을 그리는 타투도 존재한다.
타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세대의 주부 노경자(50, 부산시 서구) 씨는 타투에 대해 ‘전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노 씨는 “타투는 본인의 자유고, 남에게 해가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길에서 젊은이들이 한 타투를 볼 때 예뻐서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웃었다.
대학생 임미진(21, 부산시 북구) 씨는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한 타투가 예뻐서 처음으로 친구와 함께 왼쪽 팔에 레터링 타투를 했다. 임 씨는 “원했던 만큼 타투가 잘 나왔고, 좋은 의미가 담겨 있는 문구를 몸에 새겨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다현(21, 부산시 중구) 씨는 빨간 하트를 그린 컬러 타투를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타투를 예약했고, 속전속결로 했던 타투지만 후회는 없다. 남 씨는 “타투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하면 할수록 타투는 더 하고 싶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 가질 직업을 생각하고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간호사 조은영(29, 서울시 금천구) 씨는 20대 초반에 미래 직업을 신경 쓰지 않고 팔꿈치 위와 손목에 타투를 했다. 간호사가 되고 나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팔꿈치 위와 손목의 타투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 씨는 “타투가 업무를 볼 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마다 간호사 근무기준이 다르고, 손바닥 크기 이상의 그림 타투는 환자들에게 좋지 못한 인식을 남겨줄 수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타투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이정우(56, 부산시 사하구) 씨는 멋을 내기 위해 20대 때 타투를 했던 과거를 되돌리고 싶다. 이 씨는 “그 당시에는 멋있다고 생각해서 가슴팍과 왼쪽 팔 손목에 크게 그림 타투를 했다. 나이가 들고 살이 처지니까 타투가 번지고 본질을 잃어가는 것 같아 부끄러워서 여름에도 긴팔을 입게 된다. 신중하게 몇 번을 생각해보고 타투를 했으면 좋겠다. 타투를 지우는 시술도 생겼지만, 이미 몸에 심어져있는 잉크를 빼기는 힘들다. 한 번이라도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하지마라”는 충고도 전했다.
회사원 길정애(48, 부산시 서구) 씨는 타투를 하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타투에 대해 곱지 못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봤다. 길 씨는 “같이 일하는 동료가 손등부터 팔꿈치 아래까지 그림 타투를 가지고 있는데 취직할 때 힘들었다고 했다. 시간이 좀 지나 지금은 타투 문신이 흐릿해졌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미래를 생각하고 타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투는 젊은 세대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개성으로 존중받고 있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타투시술은 합법화돼 있지 않다. 타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타투 시술을 아무나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대학생 손유빈(21, 서울시 광진구) 씨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타투지만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 손 씨는 “현재 한국에서 타투시술이 불법이라는 말을 들은 뒤로 타투를 하는 것이 망설여진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았지만 누구한테 받아야 타투시술이 합법적인지 몰라 하고 싶으면서도 무섭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타투시술의 합법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 최근 눈썹이나 아이라인 타투와 같은 반영구화장 시술이 먼저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타투 시술 과정에서 비위생으로 인해 감염과 질병에 쉽게 노출이 될 수 있으므로 타투시술은 의료인에게 받아야 한다며 의사가 아닌 사람이 타투를 시술하는 것의 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다.
타투 경험이 있는 박진희(21, 부산시 남구) 씨는 타투이스트들이 하는 타투시술이 왜 합법화가 안 되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씨는 “타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위생이나 질병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서 빨리 타투 시술을 합법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 양면의 시선을 다 가지고 있는 타투에 대해 부산에서 타투숍을 운영하는 타투이스트 이 모(27) 씨는 위생을 걱정해서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의견도 이해가 되지만 타투는 의료인이 아닌 타투 전문가인 타투이스트에게 받는 것이 맞다며 타투시술 합법화를 원했다. 이 씨는 타투이스트들에게 위생 등의 교육을 하고 자격을 준다면 타투를 받는 사람들도 걱정할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므로,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법적으로 인정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타투를 받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타투를 하는 타투이스트들도 힘들다. 이제는 타투를 자유로운 하나의 예술로 보고 더 이상의 부정적인 시선은 거뒀으면 좋겠다. 타투이스트가 옳지 않은 직업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다”며 타투 제도에 대한 빠른 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