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 선호 장르 벗어나 예능, 유튜브, 콘서트, 뮤지컬까지
콘텐츠 확장 젊은층도 관심...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방송가의 트로트 열풍이 계속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트로트에 별 관심이 없었던 젊은층들도 트로트에 빠져들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K팝을 밀어내고 잇따라 새로운 트로트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올초 종편인 TV조선에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을 히트시킨 뒤 다른 종편은 물론 지상파에서도 잇따라 트로트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방송사마다 트토트 예능 한 개쯤을 가동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끝이 났거나 진행 중인 트로트 프로그램을 보면, SBS의 ‘트롯신이 떳다’, ‘내게on트롯’, MBN의 ‘보이스트롯’, ‘트로트퀸’, TV조선의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MBC의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이다. 방송사마다 트로트 시청자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트로트가 전 국민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트로트 열풍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은 K팝을 주로 다뤄왔다. 중년층보다 젊은 세대들의 취향인 K팝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트로트가 먹힌 것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로감과 이를 벗어나려는 중장년층의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로트가 갖는 서정과 복고형 감성이 먹혔다고 할까. 기존의 트로트 가수들보다 젊은 연령대의 오디션 참가자들이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뽐내는 재능과 끼에 중장년층이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트로트는 계속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음악방송을 넘어 예능에까지 트로트가 파고들고 있다. MBC의 ‘놀면 뭐하니’에서는 국민MC 유재석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트로트 무대에 올랐다. 게다가 트로트는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 음원 사이트,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로도 진출했다.
트로트가 옛날처럼 중년층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트로트에 거의 관심이 없던 젊은이들도 서서히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대학생 이지은(22, 경남 양산시) 씨는 “여태 트로트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미스터 트롯’을 계기로 TV에서 트로트 프로그램을 하면 가끔씩 본다. 엄마가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매일 보시니까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지민(21, 경남 김해시) 씨는 “집에 TV가 두 대 있는데 한 대는 항상 ‘사랑의 콜센타’로 채널이 고정되어 있다. 부모님은 본방송을 보신 후 재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시청한다. 트로트 프로그램을 보며 즐거워하시는 부모님 덕에 나까지 트로트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코로나 여파로 ‘미스터 트롯’ 콘서트의 공연이 미뤄지거나 콘서트 자체가 취소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스터 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서울 공연은 3주차 공연(8월 21일~23일)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미스터 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천안 공연도 취소됐다. 이에 따라 10월 초까지 전주, 창원, 청주, 여수, 광주, 천안, 원주, 부천, 대전, 수원, 의정부, 안산, 대구, 포항, 부산에서 열리는 '미스터 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져 팬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로트 열풍을 이해하면서도 지나친 트로트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