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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식당가 성차별 논란···젠더 갈등보다 식당 사정 살피는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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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식당가 성차별 논란···젠더 갈등보다 식당 사정 살피는 눈이 필요하다
  •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 승인 2020.10.1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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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뭉티기 3대 맛집, 여성 손님 받지 않아 성차별 논란··· 나름 이유는 있었다
이유 불문하고 '식당이 성차별했다'는 언론 제목이 더 큰 문제
동의 없이 여성에게만 음식 적게 주는 ‘음식 성차별’은 사라져야
최근 대구의 한 식당이 여자들은 시끄럽다는 이유로 여성 손님을 받지 않아 성차별 논란을 빚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댓글 창에는 "명백한 성차별이다", "식당 주인의 자유일 뿐" 등 의견이 분분하다.
대구의 한 유명 식당이 여성 손님을 받지 않아 성차별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식당 후기(사진: 오늘의 유머 게시판 캡처).
대구의 한 유명 식당이 여성 손님을 받지 않아 성차별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식당 후기(사진: 오늘의 유머 게시판 캡처).
나는 처음 뉴스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식당이 성별을 가려가며 손님을 받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구에서 3대 ‘뭉티기’(고기를 아무렇게나 뭉텅뭉텅 썰어낸 음식) 맛집으로 꼽힌 식당이니만큼, 성별을 가려 받는 게 아니고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해당 식당 주인은 여자 손님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여자들끼리 오면 남자들보다 테이블 회전이 느릴 뿐더러 남자 손님이 여자 손님에게 치근덕거리는 경우가 있어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네티즌은 식당 주인의 설명에도 "명백한 성차별", "이래서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여자 손님을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배제한 채, 자극적인 기사 제목으로 각종 커뮤니티에 퍼 나르면서 식당을 헐뜯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식당은 성인 기준 10명 이상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협소한 공간에서 영업한다.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만큼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여자끼리 온 손님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여자 손님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커플, 가족 등 혼성인 손님은 받는다.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이 식당이 성차별과는 거리가 멀게 보였다. 여자끼리 온 손님을 아예 받지 않는다는 건 극단적이지만, 그저 좁은 식당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식당 주인의 가게 운영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나는 ‘성차별 논란’이라는 제목을 건 언론에 의문이 생겼다. 기사 제목이 오히려 젠더 갈등을 불러일으켜 네티즌들 간의 싸움을 붙였다고 생각한다. 이 식당은 모든 사람이 이용해야 하는 독점적인 가게가 아닌 만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식당을 이용하면 되지 않는가? 식당이 불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 문제가 되지만, ‘여성차별 식당’이라는 이유로 이 식당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나는 식당가에서 여성 손님에게만 음식을 적게 주는 ‘음식 성차별’이야말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음식 성차별은 우리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관찰된다. 음식을 남길 것 같다는 이유로 여학생보다 남학생에게 더 많은 밥과 밑반찬을 배식하는 대학가 식당 아주머니를 우리는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내 주변 여자 친구들은 결과적으로 부족한 음식량 탓에 더 달라고 하기 민망한 상황을 종종 겪었다고 한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식당 주인이 "여자니까 적게 먹을 것 아니냐"며 주문한 음식을 사전 동의 없이 적게 준 사례가 뉴스에 나온 적 있다. 나는 성별을 떠나서 똑같은 가격을 지불했으니 같은 양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 식당은 여성이라 음식을 조금 먹고, 음식이 남을 경우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에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 많이 먹는 여성, 적게 먹는 남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이 식당이야말로 성차별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간다. 대구 뭉티기 식당처럼, 단지 시끄럽다는 이유로 여자 손님을 받지 않는다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상세한 이유를 손님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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