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하사...“대한민국 군인이 될 기회를 달라”...“최전방 남아 훌륭한 여군 되고 싶다”
영국·미국 등 외신,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한국 사회 보수성 보여줘”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복무를 이어가기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강제 전역 결정을 내렸다. 변 하사는 스스로 신상을 공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육군은 22일 변 하사 관련 전역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역 심사위에서 군 인사법 등 관계 법령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군 병원은 변 하사가 성기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육군은 “이번 결정에 성차별 소지가 있다는 인권위의 우려를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어디까지나 법에 따른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변 하사는 대법원에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역 심사를 미뤄달라고 요구했지만 육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육군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역 심사를 미루라고 한 ‘긴급구제 권고’의 취지는 공감하고 이해하나, 이번 전역 결정은 의무조사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변 하사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 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은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저는 미약한 한 개인이지만 변화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속 대대에서 성전환 수술을 위한 국외여행을 허가해줬고 수술 이후에도 상급부대에서의 복무를 권유했다”며 전역 결정을 뒤집기 위해 “대법원 판결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부당한 전역 처분에 대한 인사 소청 및 행정소송 등 법정 대응을 하겠다”며 “시민사회에서 변 하사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는 23일 “한국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는 장애나 정신 질환 혹은 종교인들에게는 죄라고 비춰지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에는 차별금지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트랜스젠더 전 육군 장교가 군내 LGBT 지역사회에 대한 공로로 훈장을 수여받은 사례가 있으며, 영국을 포함한 많은 유럽 국가와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이스라엘 그리고 볼리비아 등에서 트랜스젠더들이 공개적으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도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 보다 성 소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용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영국·미국 등 외신,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한국 사회 보수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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