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저조한 성적에 ‘이제는 그러려니’ 체념하기도
라이벌 NC와 비교되는 성적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
정치인 새 구장 건설 공약에 "말이나 하지 말지" 분노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이번 시즌 성적에 또다시 실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팀이 원하는 ‘가을야구’를 올해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롯데 올해 성적은 특히 라이벌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것과 크게 비교되고 있다. 새 롯데 구장 건설이 지지부진한 것도 팬심 하락에 한몫을 하고 있다.
라이벌 NC와 비교되는 성적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
정치인 새 구장 건설 공약에 "말이나 하지 말지" 분노
각종 불명예 기록 보유 ‘꼴데’ 이번 시즌에도 역시 부진, “그럴 줄 알았다”
22년 차 ‘모태 롯데 팬’이라 말하는 A(22, 부산시 사하구) 씨는 롯데의 성적에 대해 “새삼스럽지 않다. 늘 있는 일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야구장을 따라다녔던 A 씨는 자연스레 롯데 팬이 됐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며 계속된 롯데의 부진에 안타까워했다. 13년 차 롯데 팬 안치윤(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부진한 성적은 전임 단장들에게, 특히 이윤원 전임 단장에게 있다”고 분석했다. 안 씨는 “롯데푸드 기획운영팀장 출신인 전임 단장은 일반인 야구팬보다 야구에 무지한 수준이었다”며 “야구를 전혀 모르는 단장이 운영하는 구단이 잘 돌아갈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을 상대로 한 갑질, 2군 퓨처스리그에 대한 투자 전무, 무능한 코치진들 물갈이 외면, 보여주기식 영입 등을 꼬집어 전임 단장을 비판했다. 안 씨는 특히 전임 단장들이 퓨처스리그에 투자하지 않아 롯데가 ‘유망주 무덤’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을 치욕스러워 했다.낙동강 시리즈 라이벌 NC 두 시즌 빼고 가을야구...50승 76패 2무로 전적도 롯데가 밀려
롯데와 NC의 맞대결은 지리적 특성상 ‘낙동강 시리즈’라 불리며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2013년 NC의 정규리그 참가 이후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1번(2017시즌) 진출한 한편 NC는 2013시즌과 2018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 가을야구를 했다. 상대전적도 50승 76패 2무로 롯데가 밀리는 형세다. A 씨는 “NC는 창단된 2011년부터 구단주의 전폭적 지원 및 프론트의 투명한 행정과 슈퍼루키의 발굴, 대형 FA 스타 영입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다”며 올해 NC가 정규시즌 우승을 이뤄낸 배경을 말한 뒤 “반면 롯데는 비야구인 단장 선임, 프론트의 갑질과 무능으로 장원준, 강민호와 같은 대형 FA 스타를 떠나보냈으며, 신인 관리를 못해 KBO에서 선수 연령이 가장 높은 팀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원조팀 롯데가 신생팀 NC에 밀리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안 씨는 “NC 창단 당시 장병수 전 롯데 대표이사가 ‘KBO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반대했지만, 야구는 NC보다 더 못한다”며 “부산을 대표로 울산, 경남 전체를 연고로 하던 롯데가 창원 연고를 NC에게 내어준 뒤, 롯데의 부진이 이어지자, 팬들이 팀을 갈아타는 등 자존심 상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2016시즌 롯데가 NC를 상대로 1승 15패라는 치욕스러운 기록을 떠안았다”며 “NC에게 지는 것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1986년 건설된 사직야구장 노후, 부실...정치인들 선거때만 새 구장 건설 공약으로 시민들 우롱
부산시 동래구에 위치한 사직 야구장은 1986년 건설되어 1987년 이후로 롯데 홈 구장이 됐다. 한화 이글스의 이글스 파크(1964년 개장),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1982년 개장)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된 경기장이다. 안 씨는 “작년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가 수비 중 그물망의 부실 점검으로 인해 손바닥이 찢겨나간 사건이 있었다”며 “30년이 넘은 구장, 몇 년째 바퀴벌레가 들끓고 천장에서는 비가 샌다”며 부실한 시설을 비판했다.롯데에게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
‘롯데의 재기를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한 질문에 A 씨와 안 씨 모두 ‘리빌딩’으로 입을 모았다. A 씨는 “롯데는 리그에서 초고령화 팀으로 꼽힌다”며 “5년 이내에 그들이 은퇴하거나 에이징 커브가 온다면 발전은커녕 퇴보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대형 FA를 영입하는 것도 좋지만, 그 금액으로 신인 육성에 투자하고 실력 있는 코치를 영입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명히 발전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씨 역시 “성적에 따른 연봉 조정, 대대적 체질 개선, 미래가 없는 선수에 대한 칼 같은 방출, 2군 시스템 변화, 소극적인 FA 투자, 선수간의 경쟁 시스템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이 성민규 현 단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상위권에 들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반면 김 씨는 “선수기용이 엉망이고 외부 영입이 많다는 것은 기존 밑바탕이 그만큼 엉망이라는 것”이라며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해체를 기원한다”며 미련을 버린 모습을 보였다. 김 씨처럼 롯데를 포기한 팬들이 있는 한편, A 씨와 안 씨처럼 끝까지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다. A 씨는 “국적은 바꿔도 야구 연고 팀은 못 바꾼다는 말이 있다”며 “롯데가 잘하든 못하든 팀을 바꿀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 확신하다. 올해 성적은 아쉬웠지만, 작년보다 소폭 상승한 등수를 보며 나를 포함한 많은 팬들이 ‘내년엔 우승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씨 역시 “롯데가 무슨 짓을 하든 어차피 응원할 것”이라고 한 뒤 “내년에도 속아줄게, 조금만 더 잘하자”며 유머가 섞인 응원을 던졌다.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