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제 폐지·여성 임원 할당제 등 양성평등 제도가 남성들에게 역차별 소지
취업난 힘든 요즘 젊은 세대 남성들은 다시 군가산점 원한다
정치인들 선심 정책이 젠더 갈등 부추긴 측면 무시 못할 듯
부산 덕천 지하상가에서 남성과 여성이 격투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어 SNS를 들끓게 만들었다. 싸움은 실랑이 끝에 남성의 안면으로 향한 여성의 손으로부터 시작됐다. 남녀가 몇 차례 타격을 주고받다가 여성이 쓰러지자, 남성은 가지고 있던 휴대폰으로 여성을 가격하고, 후두부를 발로 찬 뒤, 유유히 장소를 빠져나갔다.
남녀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금의 사회 풍조 속에서 ‘남녀’, ‘폭행’이라는 키워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위해 사실을 왜곡한 제목과 내용을 담았고, 댓글창은 때 아닌 성별싸움(젠더 갈등)의 투기장이 됐다.
왜 우리 세대에 이르러 성별싸움이 이토록 심화됐으며, 더 나아가 서로를 혐오하는 사람이 생겨났을까. 난 그 원인을 평등을 위한 제도의 모순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 개편을 위해선 개편 후 나타날 역차별을 고려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것을 간과했을 때 나타나는 불평등은 성별싸움의 도화선이 되고 더 나아가 서로를 혐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첫 단추조차 꿰이지 못한 제도들이 빈번히 생겨나고,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남녀갈등하면 나오는 단골주제인 군가산점제도 폐지다. 식상하면서도 이 사례만큼 역차별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예는 없다. 아버지 세대, 할아버지 세대도 다녀온 군대지만, 왜 최근 들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일까?
사실 기성세대 남자들에게 2년의 군복무 공백은 그들이 취업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 당시 취업 문은 지금보다 배로 넓었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굉장히 어려웠다. 심지어 여성이 일을 하더라도 30대가 되면 대부분 일을 그만두고 가정 살림을 맡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현세대는 다르다. 대한민국은 청년 실업 34만 명 국가로서 취업의 문은 기성세대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협소해졌고, 여성의 사회진출 제약도 없어져 남성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는 사회가 됐다. 그런데 2년의 공백기라는 의무를 지닌 남성은 평등이라는 이름 하에 개인을 희생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유리천장은 우리나라 여성 고위직 비율 저하의 원인으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그 유리천장을 깨부수고자 만든 제도가 있었으니, 바로 여성할당제다. 고용시장에서 성별 때문에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여성할당제는 능력보다는 성비율을 맞추는 것이 우선시되는 제도다.
양성평등이라는 이름 하에 개편된 여성할당제는 되려 남자 역차별을 낳았고, 그로 인한 피해와 책임은 청년세대에 떠맡겨졌다. 이런 제도가 쌓여 남녀 간 서로를 혐오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만들어진 세상을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다. 남녀 갈등의 연속을 끊기 위해선 정치인들의 득표를 위한 겉보기식 제도 마련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경쟁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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