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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유튜브 오분순삭·문명특급·숨듣명 등서 과거 예능프로·노래 심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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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유튜브 오분순삭·문명특급·숨듣명 등서 과거 예능프로·노래 심취
  • 취재기자 김유경
  • 승인 2020.12.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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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2000년대, 30대는 1990년대 청소년 시절 노래 소환 추억 즐기기
장르별 노래 묶어 놓은 유튜브 ‘Playlist’도 레트로 향수 찾는 젊은 세대에 인기
TV에서는 숨듣명 콘서트, 뮤직뱅크 등 특별 방송 편성...틴탑 등은 재기 시동
유튜브는 현재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영상 플랫폼이다. 디지털 미디어 렙 나스미디어의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NPR)’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할 때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이 온라인 이용자의 93.7%를 차지한다. 또, 이 보고서에서 연령대별로 사용하는 영상 플랫폼 분포를 보면,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유튜브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튜브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일부와도 같으며, 유튜브의 채널과 콘텐츠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20대들 사이에서는 각자의 중고등학교 시절에 해당하는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음악과 방송을 다시 소환하는 콘텐츠가 인기다. 이때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사람들은 지금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되어 각자 집에서 유튜브를 보면서 그 시절을 추억한다. 20대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은 예능프로그램부터 음악까지 유튜브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렙 나스미디어에서는 매년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2020년 보고서 파일의 한 부분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상 플랫폼과 연령대별 가장 많이 쓰는 영상 플랫폼의 비율을 그래프와 수치로 보여준다(사진: 나스미디어 제공).
디지털 미디어 렙 나스미디어에서는 매년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위 자료는2020년 보고서 파일의 한 부분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상 플랫폼과 연령대별 인기 영상 플랫폼의 비율을 그래프와 수치로 보여준다(사진: 나스미디어 제공).
방송 시간에 맞춰 어린이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던 방송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클립’ 영상으로 다시 20대 곁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클립 영상이란 한 프로그램의 분량을 나누거나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내 편집한 영상 형태다. 이미 많은 방송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클립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중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은 ‘무한도전’, ‘거침없이 하이킥’ 등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에 인기 있었던 MBC 오락프로그램의 재밌던 부분만 모아 재생 시간 내내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그 프로그램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오분순삭은 ‘MBC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중 하나였지만, 2019년 9월부터 독립한 유튜브 채널로, 5분 언저리로 편집된 영상 형식을 대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정민정(21, 경남 양산시) 씨는 오분순삭을 통해 무한도전을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무한도전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토요일 저녁을 책임지던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20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이다. 2000년생인 정 씨에게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토요일 저녁 시간은 무한도전이 있었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종방하고 정 씨는 성인이 됐어도 오분순삭으로 무한도전을 다시 보면 그 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정 씨는 “무한도전의 특정 내용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지만, 방송 자막에 그 당시 날짜나 연도만 나와도 그 시절이 자연스레 회상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에서 ‘무한도전’ 중 재밌던 부분을 모아 클립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화면 우측 상단의 타이머는 재미있는 부분을 5분 언저리로 편집하는 오분순삭의 대표적인 편집 방식을 보여준다(사진: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 화면 캡처).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에서 ‘무한도전’ 중 재밌던 부분을 모아 클립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화면 우측 상단의 타이머는 재미있는 부분을 5분 언저리로 편집하는 오분순삭의 대표적인 편집 방식을 보여준다(사진: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 화면 캡처).
20대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은 ‘K-POP의 춘추전국시대’였다. 비스트, 인피니트, B1A4, 2NE1, 포미닛 등이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들로 K-POP 팬들에게 골라 듣는 재미를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20대들에게 이 음악을 통해 과거로 여행하게 하는 유행을 촉발한 장본인은 SBS 모바일 오리지널 콘텐츠 브랜드인 ‘스브스뉴스’에서 제작하는 유튜브 웹예능 ‘문명특급’의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이다. 문명특급은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로, 신문물을 전파하려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중 ‘숨듣명’은 스브스뉴스 PD인 ‘재재’가 기획 겸 진행을 맡고 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대놓고 듣기에는 민망해 혼자 들었던 노래의 가수를 다시 소환하는 ‘음악 토크 콘텐츠’다. 그중 틴탑의 멤버 니엘은 ‘문명특급 EP.126 향수 뿌리지 말라더니 정작 본인들은 꽤나 향수를 잘 뿌리고 다녔던 그때 그 틴탑 니엘, 발재간이 '장난 아냐'’ 편에 출연해 틴탑의 대표적인 ‘숨듣명’인 노래 <향수 뿌리지마>와 <장난아냐>에 관한 이야기로 201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 310만이 넘었다.
틴탑의 니엘(왼쪽)이 ‘문명특급 EP.126 ’향수 뿌리지 말라더니 정작 본인들은 꽤나 향수를 잘 뿌리고 다녔던 그때 그 틴탑 니엘, 발재간이 '장난 아냐'’편에 출연해 진행자인 재재(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방송에서 니엘은 재치 있는 입담과 여전한 춤 실력을 선보였다(사진: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화면 캡처).
틴탑의 니엘(왼쪽)이 ‘문명특급 EP.126 ’향수 뿌리지 말라더니 정작 본인들은 꽤나 향수를 잘 뿌리고 다녔던 그때 그 틴탑 니엘, 발재간이 '장난 아냐'’편에 출연해 진행자인 재재(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방송에서 니엘은 재치 있는 입담과 여전한 춤 실력을 선보였다(사진: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화면 캡처).
문명특급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 추석 SBS 추석특집편성으로 숨듣명 콘서트를 개최했다. 숨듣명 콘서트는 10월 2일 오후 11시에 방송했으며, 나르샤, 유키스, 티아라, 틴탑, SS501이 출연했다. 가수들은 본인들의 숨듣명으로 무대를 채웠으며, 유키스와 틴탑이 ‘틴키스’라는 이름으로 유키스의 <시끄러!!> 무대를 합동 공연하기도 했다. 숨듣명 콘서트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의 노래들을 2020년 버전으로 보여줬다. 숨듣명 콘서트 시청자 중 한 명이었던 신승우(21, 경기도 안양시) 씨는 최근 2010년대 음악을 통해 인터넷 다시 보기가 생기기 전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추억하곤 한다. 신 씨는 “당시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방송 시간에 꼭 맞춰 집에 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SBS는 올해 추석 특집편성으로 10월 2일 오후 11시 웹예능 문명특급의 숨듣명 콘서트를 편성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 ‘SBS NOW’에 올라온 문명특급의 숨듣명 콘서트의 예고편 영상이다(사진: 유튜브 채널 SBS NOW 화면 캡처).
SBS는 올해 추석 특집편성으로 10월 2일 오후 11시 웹예능 문명특급의 숨듣명 콘서트를 편성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 ‘SBS NOW’에 올라온 문명특급의 숨듣명 콘서트의 예고편 영상이다(사진: 유튜브 채널 SBS NOW 화면 캡처).
방송프로그램은 자막이나 출연진들이 활약하는 모습처럼 시각적인 요소들로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면 ‘음악’은 멜로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때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Playlist’라는 콘텐츠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채널 운영자가 테마를 잡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한데 모아 운영자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의 한 종류로, K-POP 수록곡 모음, K-캐롤(한국 가수들의 캐롤 음악) 모음 등이 그 예다. Playlist는 취향에 맞으면서도 멈춤 없이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 모음이기 때문에 장시간 컴퓨터 업무를 볼 때 특히 유용하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음악을 좋아하는 이해완(22, 서울시 성북구) 씨는 소녀시대, 인피니트, 2PM 등 2세대 아이돌 노래 Playlist를 찾아 듣는다. 이 씨는 “당시에 들었던 노래들 중 잊고 살았던 노래들이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왔을 때, 형용할 수 없는 설렘을 느낀다”며 “나는 노래로 사람을 기억하고 노래로 상황을 기억하는 편인데, 잊고 살았던 노래들이 흘러나오면 잊고 살았던 추억과 행복, 상황들까지도 생각나서 왠지 반갑다”고 말했다. 물론, 중고등학교 시절을 그리워하는 유행이 20대에만 부는 것은 아니다. 30대인 박정우(35, 서울시 관악구) 씨는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주니퍼의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 등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락발라드를 좋아한다. 박 씨는 특정 유튜브 채널을 보지는 않지만, 박 씨의 중고등학교 시절에 유명했던 락발라드 무대를 유튜브로 다시 본다. 박 씨는 90년대 가수들의 전성기 시절 가창력을 다시 듣고 싶어 무대 영상을 찾아보고, 그들의 가창력에 감탄한다. 박 씨는 “나는 노래를 잘 못 부르지만, 듣고 자라던 시절의 가수 노래를 노래방에서 따라부르던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또, 이런 유행은 시청자에게는 즐거움과 반가움을 주지만, 2세대 아이돌들에게도 재개를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틴탑은 7월 2일 멤버 니엘이 출연한 문명특급이 공개되고, 7월 10일 KBS2 ‘뮤직뱅크’에서 팬들의 투표로 다시 듣고 싶은 노래로 선정된 2012년에 발매한 <To You>를 재녹음한 <To You 2020> 무대를 선보였다. 이 무대 영상은 ‘KBS Kpop’ 유튜브 채널 기준 조회수 80만을 넘었으며, 이를 통해 틴탑은 역주행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7월 17일 KBS2 뮤직뱅크에 재출연해 2012년에 발매한 <미치겠어> 무대를 다시 선보였다. 같은 달 30일에는 Mnet의 ‘엠카운트다운’ 676회에 출연해 데뷔곡 <박수>와 2013년에 발매한 <장난아냐> 무대를 선보였다. 그 외에도 KBS2의 ‘유희열의 스케치북’, ‘퀴즈 위의 아이돌’에 출연했다. 'KBS Kpop' 유튜브 채널의 한 콘텐츠인 ‘유희열 없는 스케치북’의 ‘Ep28. 틴탑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따르면, 이 영상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질문을 받고 이를 틴탑 멤버들이 직접 답을 해주는 형식인데, 틴탑의 멤버 리키는 역주행하고 있은 현 상황에 대해 “진짜 요즘 다시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틴탑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KBS2 뮤직뱅크 1036회에서 To You 2020 무대를 선보였다(사진: 유튜브 채널 KBS Kpop 화면 캡처).
아이돌 그룹 틴탑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KBS2 뮤직뱅크 1036회에서 To You 2020 무대를 선보였다(사진: 유튜브 채널 KBS Kpop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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