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알바를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르바이트생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자긍심 드러내
취재기자 박대한
승인 2021.01.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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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몬 조사 결과, 알바생 10명 중 9명은 '내가 하는 아르바이트 자랑스럽다'
내가 번 돈으로 생활비·등록금 낼 때, 하는 일에 자아 성취를 이뤄낼 때 뿌듯
알바몬 유튜브 채널에서 찾을 수 있는 ‘알바를 Respect!’ 영상은 아르바이트에 대한 인식 전환을 담고 있다. 여기서 Respect은 존경·존중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해당 영상은 2018년 12월 7일부터 현재까지 화제가 되면서 726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다음 립스틱 중 딸기우유 핑크를 골라보세요', '다음의 카페 음료 주문을 외워보세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알바도 쉽지 않으니 그들을 존중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영상 모델인 쌈디는 “왜 알바를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라는 말과 함께 “그럼 다들 해 보실래요”라고 강렬한 멘트를 남겼다. 네티즌은 “알바생의 고생을 알려주는 좋은 영상이다”, “광고를 보러 찾아오는 경우는 처음이다”, “다시 봐도 좋다” 등 영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바생 스스로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12일 알바몬은 알바생 8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알바를 리스펙’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참여한 알바생의 87%가 ‘아르바이트 중인 나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답한 87%의 알바생 중 55.9%가 ‘대체로 내가 자랑스럽다’고 응답했고, 31.1%가 ‘내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그러나 '자랑스럽지 못하다'고 응답한 13%의 알바생 중 11.8%는 ‘내가 그다지 자랑스럽지 못하게 느껴진다’, 1.2%는 ‘내가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모든 알바생이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알바생들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느낀 순간으로는 ‘등록금·생활비 등을 내가 번 돈으로 스스로 해결할 때’가 48.8%로 가장 높았다. 또한 ‘알바비를 받았을 때’ 42.3%, ‘알바비를 받아 부모님께 경제적 도움을 드렸을 때’ 31.7% 등 금전적인 부분을 알바를 통해 해결할 때, 알바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한 알바생이 많았다.
알바생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한 것이 금전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48.4%의 알바생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툴렀던 일에 점점 능숙해질 때’ 자신을 자랑스럽게 느꼈다. 이어 ‘사장님·손님들로부터 인정받았을 때’ 20.9%, ‘경쟁을 이겨내고 괜찮은 알바자리를 구했을 때’ 8.3%, ‘단골손님 유치, 신메뉴 개발 등 업무적 성취를 이뤄냈을 때’ 5.8% 등 알바생은 자아성취를 이뤄냈을 때도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지난해부터 알바를 시작했다는 한 카페 알바생은 “손님이 없어, 사장님 눈치가 보이지만, 그래도 최근에 배달 주문이 많이 늘었다. 배달의민족·네이버 후기에 내가 만든 음료에 대한 긍정적 리뷰가 달릴 때면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알바를 못 구하고 있다는 대학생 정 모 씨는 “코로나19가 터지고 걱정돼서 알바를 그만 뒀는데, 지금까지 알바를 못 구하고 있다. 알바 앱에서 지원 시간대가 맞는 알바에 대해 30곳 정도 온라인·문자 지원을 다해봤지만 추후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정 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그는 이전에 주방에서 알바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나갔을 때, 맛있다고 이야기해 주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빨리 알바를 시작하고 싶다. 올해는 꼭 알바를 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