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좀,' '까보전' 등 특정 진영 비하 은어, 방송인들 on air 사용하기도
극우성향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자주 등장하는 비윤리적이고 패륜적인 용어들이 일베 회원이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확한 뜻도 모르는 상태로 통용되는 일베 용어로 인해 일베 회원와 일반인 간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에 일부 연예인들도 가세해 더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베 용어가 SNS나 인터넷 커뮤티니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일반인들은 일베 용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이를 쓰고 있다. 남자에게 물질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국 여자를 비하하는 ‘김치녀’는 일베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뜻으로 일베 회원들이 쓰기 시작한 ‘~이기야,’ ‘~노’ 식의 어투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단순한 경상도 사투리로 받아들여져 빈번히 쓰이고 있다.
일베 회원이 아닌 사람들이 일베 용어를 쓰는 것은 대부분 그 숨은 의미를 모른 채 남을 따라하거나, 단순히 재미있다는 이유 때문. 대학생 오모(27) 씨는 “‘김치녀’는 인터넷 상에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자주 쓴다. 한국 여자를 비하하는 뜻으로라기보다는 짜게 구는 사람에게 농담처럼 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임모(27) 씨도 단지 재미있다는 이유로 일베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임 씨는 “일베 회원은 아니지만 ‘~이기야,’ ‘홍어’ 같은 말이 재미 있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가끔 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베 용어의 숨은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이런 용어를 들으면 불쾌하기 짝이 없다. 대학생 정혜인(24) 씨는 “친구가 언제부턴가 ‘김치녀,’ ‘가카’(박정희 전 대통령을 뜻하는 말), ‘노무노무’(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 같은 일베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데 듣기에 너무 불쾌하다. 고치라고 지적도 해봤지만 '나 일베 아니야. 그냥 재밌어서 썼다'고 말하는 친구를 말릴 수가 없다”며 혀를 찼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나 여성을 비하하는 말인줄 알면서도 그저 재미삼아 그런 말들을 입에 담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 내 친구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요즘 일베 용어를 많이 쓰는데 고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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