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보니, 용기 크기, 비닐포장 제품 등 난관
일부 가게 동참... 범 사회적 운동 필요성 절실
배우 류준열 씨의 개인 SNS에는 그가 직접 다회용기를 들고 대형마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후 ‘#용기내 챌린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다.
‘#용기내 챌린지’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최대한 줄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자는 운동이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했다. 그에 덩달아 플라스틱 혹은 종이로 만들어진 포장 용기의 사용량도 많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대비 약 20%, 종이 폐기물도 약 25% 증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자는 용기를 내어 ‘#용기내 챌린지’에 직접 참여해 보기로 했다.
첫 시도를 위해 찾아간 마트에서는 준비한 용기보다 식재료가 너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보다 넉넉한 용기를 준비해오지 못한 점이 실수였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식재료는 이미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고, 고구마나 감자처럼 무게를 재고 구매해야 하는 품목들은 어쩔 수 없이 비닐을 이용해야 했다. 이미 포장된 채소의 포장지를 뜯어서 버리고 용기에 담아간다고 한들 그 또한 일회용품을 배출하는 것이기에 채소 구매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빈손으로 나와 고기라도 사기 위해 육류 판매대를 찾아가 보았지만, 육류 또한 채소와 같이 스티로폼과 랩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이미 모든 상품이 포장된 상태라고 했다.
결국, 곧바로 썰어주는 정육점까지 찾아가서 준비한 용기에 고기를 포장했지만, 점주는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고기가 상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비닐봉지에 아이스팩과 함께 넣은 후 건네줬다. 기자는 마트에서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주 적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시도는 분식집에서 음식을 포장하여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었다. 나름 큰 용기를 내어 다회용기를 가져갔지만 마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준비한 용기가 조금 작았고, 결국 김밥 한 줄은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가져오게 됐다. 분식집 사장은 "음식을 다회용기에 포장해가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마지막 시도는 중식 음식점이었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이번에는 적당한 크기의 용기를 음식 개수에 맞춰 준비해 갔지만, 막상 포장을 받아보니 단무지를 담을 그릇을 빼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챌린지를 위해 단무지를 포기한 채 돌아왔다.
5일간 ‘#용기내 챌린지’를 몸소 실천해본 결과,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챌린지를 잘 모르는 것 같은 점주들의 표정에서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주 적다는 것도 확인했다.
기자도 챌린지 실천 초기에는 절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계속 나타나는 걸림돌 앞에 다짐이 무색해졌다.
기자는 대전역에서 반가운 장면을 목도했다. 대전역의 ‘성심당’에서 '#용기내 챌린지’를 스스로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게가 늘어나면 사회 분위기도 바뀔 것이다.
‘용기’라는 말은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라는 뜻도 있지만 ‘두려움을 이기는 태도’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정부 또한 탄소중립시대나 탈 플라스틱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포하는 지금, 소비자와 더불어 마트나 기업 등의 업체들도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얼마나 일회용품 사용에 익숙해져있는지 반성할 용기, 편의라는 이름 뒤에서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한 것을 반성할 용기, 또 앞으로는 일회용품을 사용을 줄이기 위해 변화해나갈 용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게 ‘#용기내’는 사람들이 모여야 앞으로의 지구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