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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거사 갈등, 위안부에서 '군함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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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과거사 갈등, 위안부에서 '군함도'로 확산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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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 개봉 소식에 한일 네티즌 충돌…"철저한 고증" vs "역사 왜곡" / 정인혜 기자
군함도(하시마섬) 전경. 군함도는 폐광 이후 현재 관광지로 사용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군함도’를 둘러싼 한일 역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군함도는 현재 일본의 행정구역상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에 소속된 무인도이다. 정식 명칭은 ‘하시마 섬’이며 생긴 모양이 군함과 비슷하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1940년에서 1945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인을 강제 징용해 군함도에서 석탄 노동을 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끌려간 조선인 대부분이 죽었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이곳을 ‘지옥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군함섬을 탈출하려고 시도한 조선인들이 여럿 있었으나 대부분 험한 파도에 휩쓸리거나 발각되어 총살당했다고 한다. 일본은 군함도에 징용된 한국인 생존자들에게 그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으며,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이를 재조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군함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고, 오는 26일 영화 <군함도>가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군함도>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내에서는 2017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영화 <군함도> 공식 포스터(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일본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듯 보인다. 유튜브에 공개된 <군함도> 메인 예고편 동영상 하단 댓글란에는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일본 네티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예고편 마지막께 등장하는 전범기를 찢는 장면이 일본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은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 영화가 아무렇지도 않게 개봉하는 게 어이가 없다”며 “당시 하시마(군함도)는 최고의 일자리였고 조선인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벌러 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일본 네티즌은 “망상과 현실을 구별 못 하는 정신병 환자들”이라며 “아무 상관도 없는 욱일기 찢으면서 나라 전체가 자위 중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정부 차원의 항의를 주문하는 의견도 다수다. 한 일본 네티즌은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이 정도면 항의해도 좋은 수준 아니냐”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항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극우 매체들의 비난도 줄을 잇고 있다. 영화 내용이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극우 성향 언론매체 산케이 신문은 영화 <군함도>에 대해 “영화 <군함도>는 거짓이다. 지옥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한국에서 날조한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 원 거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군함도> 공식 포스터(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15일 열린 <군함도> 제작 보고회에서는 한 일본 기자가 역사 왜곡을 문제 삼기도 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류승완 감독은 이에 대해 “수많은 증언집들을 통해서 정말 사실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자료들이 있다”며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역사 영화를 둘러싼 한일 누리꾼들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진왜란을 그린 <명량>,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암살>, <밀정> 등의 영화들이 일본 네티즌들의 타깃이 됐다. 하지만 <군함도>에서는 전범기를 찢는 장면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일본 네티즌들이 유례없이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한일 역사 갈등이 군함도로 번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직장인 주영은(29) 씨는 “일본에서는 군함도나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한국에서 날조된 거짓이라고 우기는데, 이 영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보니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며 “아프고 슬픈 역사이지만 전 세계에 알려서 일본의 만행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5) 씨는 “일본 극우 세력들은 반한 시위할 때마다 태극기를 밟고 더럽히더니 전범기가 찢기는 장면은 마음이 아픈가보다”라며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는데 일본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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