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 5000여 가구 정전 피해…엘레베이터에 1시간 20여 분 간 갇혀있기도 / 정인혜 기자
지난 주말 전력 과부하로 주택가 정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찜통 더위 속에 많은 주민들이 오갈 데가 없어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 상황실은 지난 주말 전국의 5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6일 오후 8시 25분께에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정전됐다. 이날 사상구는 최고기온이 37.6도까지 치솟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터라 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컸다.
1206세대가 거주 중인 해당 아파트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승강기 5대도 멈춰서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7명의 입주민은 승강기 안에 갇혀 1시간 20여 분 만에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주민들은 열대야 속에서 선풍기도, 에어컨도 틀 수 없었다. 정전은 두 시간이 지난 이날 밤 10시 10분께 전기가 공급되면서 해결됐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주민 김모 씨는 “갑자기 정전이 돼 주민들이 전부 다 덥다고 뛰쳐나와서 차로 피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다들 더워서 한 번에 에어컨을 틀다 보니 과부하가 걸려서 그랬다더라”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3시간 45분 간 냉방 장치도 켜지 못한 채 찜통더위에 시달렸다. 이 밖에도 같은 날 경기도 일산서구 주엽동,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의 아파트에서도 전기가 끊겼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내부 전기 설비에 과부하가 걸려 전기가 끊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날 “무더위에 냉방기구 사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내부 전기 설비 과부하로 고장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전이 발생한 아파트 관리실을 비판하는 의견도 더러 보인다. 노후 변압기를 제때 교체하지 않아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 한 네티즌은 “아파트 변압기 과부하면 관리실에서 제대로 관리를 안 했다는 건데, 관리비 어디다 썼는지 한 번 조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해 추천 수 200을 올렸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전력 소모 꾸준히 늘 텐데 낡은 변압기는 바꿔야 된다”, “이 더위에 정전이라니 끔찍하다”, “에어컨 없으면 생존이 힘든 시대” 등의 댓글을 남겼다.
저작권자 © CIVICNEWS(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